모두, 기본을 지키자고 하는데
모두, 기본을 지키자고 하는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3.10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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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을 제대로 알면서 쓰는 경우가 적다. 예로서 반찬을 만들 때 소금(간장)처럼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기본양념이다. 이 기본(基本)과 기초(基礎)를 혼동하고 쓰는 경우가 흔하다. 기본은 어떤 일에 꼭 있어야 할 것들을 말한다. 기초는 기본과 같이 꼭 있어야 하는 것들이면서 순서를 따라야 할 때를 말한다. 그러니까 기본은 순서에 관계없이 어떤 일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이다.

운동경기에서 기본기(基本技)가 안 되었다고 하지 기초기(基礎技)가 안 되었다고 하지 않는다. 반대로 3학년 수학시간에 기초실력이 부족하여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지 기본실력이 부족하여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지 않는다. 운동경기의 기본기는 육상이다. 대개의 구기운동에는 육상이 기본기로 들어간다. 수학의 미분(微分)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2차함수를 기초로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기본과 기초를 적용해본다. 첫째가 그의 종교행위와 정치행위에서 둘을 구분하는 기본이 안 되어있다. 헌법에 나타난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기본 중에서도 기본에 속한다. 국정수행의 어느 단계에서도, 즉 순서에 관계없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태도이다. 소망교회 신도들을 이명박 장로가 국정 수행에서 챙기고 있다. 기본의 문제이다.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는 것은 그들 기독교 문화의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꼭 따르는 순서, 기초를 지키는 것이다.

천주교 신자인 존 에프 케네디도 개신교 성서에 손을 얹고 선서하였다. 개신교 신자는 말할 필요도 없이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한다. 만일 이슬람교도가 미국 대통령이 되어도 성서 위에 다른 종이를 덮어두고서라도 이 순서는 따라야 한다.

둘째는 정부 고위직에 후보자를 임명하며 기초를 따르지 않고 있다. 고위직에 발탁되기 위해서는 기초로서 부동산 투기, 병역, 논문표절, 논문 중복게재 등에서 깨끗해야 하는 순서를 무시하고, 능력만 높이 평가했다고 하는 정치행위에서 기초가 안 되었다고 하는 것이다.

능력만 따지려면 교도소도 가 보아 합법적 천재 사기꾼을 추천 받아야 한다. 그동안 인수위의 집단 향응, 부동산 자문위원의 고액과외, 언론사 성향조사, 이어서 임명장을 받아보지도 못하고 하차한 그들은 다음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기본을 갖추려는 태도가 형성된다고 보아줄 수 있다.

‘추락하는 한국 교회(이상성,p.204)’ 에 어떤 기독교인 주부가 시장에 가서 콩나물을 파는 할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그 할머니로부터 콩나물을 사서 저만치 가는 다른 주부를 향해 “저 여자는 교회 다니는데도 사람이 참 좋아”라고 할머니가 말한 것이다. 이 말의 해석이, 교회를 다니면 ‘대체로 인간성 나쁘다’라는 말의 전제라는 것이다.

김형석(연세대 명예교수)은, “-종교적 편견과 독선에서 오는 불행과 범악(犯惡)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지성인이나 지도층 인사들 중에도 내가 믿고 따르는 종교의 신도이기 때문에 법과 윤리와는 상관없이 특혜를 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한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고 개탄하고 있다. 지금도 기본이 안 되어 있고 기초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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