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뿌리를 찾는 데에는 세포내의 미토콘드리아가 필요하지만, 남성의 뿌리를 찾는 데에는 Y-염색체가 필요하다. 남성의 정자 속의 미토콘드리아는 난자와의 수정(受精)시에 슬며시 빠져버렸기 때문에 수정란에는 남성의 미토콘드리아가 없는 상태다.
또 여성의 성-염색체는 XX 이지만, 이에 대해 남성의 성-염색체는 YY가 아니라 XY이다. 염색체 하나가 여성의 염색체인 X로 대체되고 있다. 왜 남성속에 여성의 염색체가 들어가 있을까?
생식세포는 감수분열을 하는데, 이 때 성-염색체도 둘로 나누어진다. 남성은 X-염색체와 Y-염색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감수분열 하여 생기는 정자(精子)도 X-염색체를 가진 것과 Y-염색체를 가진 2종류의 성-염색체가 생기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성이 가지고 있는 염색체는 2개가 다 X-염색체이기 때문에 난자(卵子)의 염색체는 모두 X-염색체다.
그래서 Y-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면 아들이 생기고, X-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면 딸이 생긴다. 즉 정자의 염색체로 자식의 성(性)이 결정되는 것이다.
감수분열 하여 생식세포가 생길 때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염색체는 서로 교차하는데, Y-염색체는 X-염색체의 끝 부분만 교차한다. 따라서 자식은 부친의 DNA를 대부분 그대로 물려받는다. 그리고 Y-염색체의 성질로서 중요한 것은, Y-염색체는 남성에게만 인계한다는 것이다.
Y-염색체는 사람의 성(姓)과 아주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다. 아이들은 부친의 성(姓)을 물려받는 것이 대부분이고, 남자가 아니면 성(姓)은 다음 세대로 인계되지 않는다. 이래서 인류는 남성의 성(姓)을 따르게 되었다.
유럽인의 Y-염색체는 식민지 지배와 함께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갔다. 페루의 파스코(Pasco)와 리마(Lima)에서 행한 원주민 조사에서는, Y-염색체의 절반이상이 유럽인 유래의 것이라는 데이터가 나왔다.
스페인의 프란시스코-피자로가 인솔한 180명 정도의 스페인 사람들이 페루 북부 해안에 상륙한 것은 1531년의 일이었는데, 그들은 수년 만에 잉카제국을 멸했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죽이고 많은 부녀자들을 강간했다.
스페인 유래의 Y-염색체가 높은 비율은, 스페인 인들이 잉카제국을 멸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원주민들의 딸들을 강간하여 많은 아들이 생겨났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 같은 행위가 범해진 것은 페루만이 아니다.
미인의 나라 콜롬비아의 메델린(Medllin), 안티오키아(Antioquia)에서 행한 조사에서도 Y-염색체의 무려 94%가 유럽에서 유래하였고, 5%가 아프리카에서 유래, 원주민의 Y-염색체는 겨우 1%밖에 검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는 90%이상이 콜롬비아 원주민의 것이었기 때문에 유럽여성들이 이주해 와서 낳은 자식은 눈을 닦고 보아도 없다. 스페인들을 포함한 유럽인들이 남미에서 과거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이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이와 똑 같이 폴리네시아(Polynesia)에서도 보인다. 유럽 여성들의 미토콘드리아는 전혀 보이지 않지만, Y-염색체는 이 지역의 3분의 1이 유럽인 유래의 것이었다. 결국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정복의 역사이며, 여성유린의 역사인 것이다.
/ 임자 건강과학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