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똑같이 물개 사회에서도 일부다처라 수십 마리의 암컷들이 한 마리의 수컷에 종속되어 일단의 무리를 이루며 살고 있어 이것도 하렘이라 부른다.

이 하렘을 지배하는 수컷 물개 즉 불(Bull)은 혼자만으로 수십 마리의 암컷 물개를 임신시킨다는 이유로 불의 페니스는 섹스 개방시대의 남자의 정력제로서 애용자가 많아 오래전부터 비아그라처럼 주목을 받아왔다.

때문에 물개의 서식지에서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줄어들자 1957년 북태평양 물개 보호조약이 생겼지만, 5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밀렵이 성행하여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자연계에서는 힘에 의해서 배우자를 빼앗고 빼앗기고 있다. 특히 야수의 세계에서는 강한 수컷이 대부분의 암컷을 무릎을 꿇게 하여 내 것으로 만들어 내 자손을 남긴다.

번식기인 5월말에서 6월에 걸쳐 장성한 불들은 섬으로 올라와 각자의 영역권의 경계를 만든다.

기다리는 3개월 동안은 수컷 불은 잠자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먹지도 않고, 그 장소를 계속 지킨다.

수컷은 한 마리의 암컷일지라도 암컷을 꼬드겨 차지하려고 고개를 흔들고 몸을 꼬면서 ‘워워’ 소리내기도 하여 퍼포먼스를 반복, 암컷의 주목을 끈다.

영역권의 경계에서는 암컷의 쟁탈전으로 시끄럽다. 그러나 모든 암컷이 수컷의 생각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암컷도 자신의 선택으로 몸을 맡기는 수컷을 결정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지력보다도 완력이 지배하는 물개의 세계에서도 역시 힘만으로는 안 되는 것 같다. 겉으로 나타나는 신체의 크기가 다소 작다 하더라도 큰 수컷보다 암컷을 많이 모으는 ‘보스’도 있다.

하렘은 보통 암컷 20마리 전후이지만 이런 보스에게는 80~100마리나 모여든다.

일단 일부다처의 하렘이 만들어지면 암컷은 거기서 절대로 도망갈 수가 없다. 만약 도망을 가면 하렘의 지배자 불이 노하여 뒤를 좇는다. 만약 붙들리면 어깨와 다리를 이빨로 물어뜯어 심한 상처를 입힌다.

그렇지만 어떤 암컷은 수컷의 눈을 피해 물속으로 도망 가버린다. 그러면 불은 더 이상 따라가지 않는다. 또 다른 암컷이 도망갈까 봐 감시하러 하렘으로 돌아온다.

이와 같이 불은 3개월간이나 전혀 마시지도 못하고 먹지도 못하면서 하렘을 지킨다. 암컷이 번식지에 상륙하는 것은 7월경부터 성숙한 암컷은 번식지로 상륙한다.

이들 암컷들은 이미 임신하고 있다. 번식지에 도착한 암컷은 일주간 정도면 출산한다. 보통 한 번에 한 마리다. 출산하면 곧바로 발정한다.

기다리던 수컷 불은 출산한 모든 암컷 수 십 마리와 차례차례로 교미하기 시작한다. 정력이 절륜이라는 말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모처럼 섹스하는 암컷도 불만족하지 않도록!

이 사이에 불의 체중은 1/3이나 감소해 버린다. 그러나 페니스의 발기는 쇠약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물개의 페니스를 강장제로서 귀하게 여긴다. 한방약 해구신(海狗腎)은 이것이다.

이 물개를 일본 게이요 의과대학에서 실험을 했다. 물개에서 추출한 ‘칼로-펩티드’(Callo-peptide)에 말초신경 확장작용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한 술 더 떠 일본 빗타리스(VITALIS)라는 제약회사는, 물개의 페니스로 만든 오토핀(OTTOPIN)이라는 의약품을 제조하고 있다. 이것을 사람의 페니스에 바르면 남자의 갱년기 이후의 정력 감퇴, 발기력 감퇴, 발기력 부전, 조루 등에 효과가 있다한다. 한마디로 바르는 비아그라다.

어찌 알았는지 모르지만, 일본을 통일한 도쿠카와 에이야스가 15명의 첩을 거느리고 이 물개를 상납 받아 복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섹스를 위해 천하를 통일했나보다. 필자는 물개의 페니스를 복용해보지 않아 정력절륜의 효력의 진위는 알 수 없다. 물개들은 자손을 번식시키기 위한 교미행위라 하지만 우리 남자들은 자신의 쾌락을 위해 물개의 페니스를 이용할 정도이니 어쩐지 필자로 하여금 애감(哀感)을 느끼게 한다.

/ 임 자 건강과학 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