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 비엔티안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 비엔티안
  • 이상문 기자
  • 승인 2010.03.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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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진풍경

동남아국가 분발 경제개발 기지개
▲ 비엔티안의 상징물인 독립기념탑.

 

5. 메콩강 중류 - 비엔티안

2008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 740달러로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로 분류되는 라오스. 아마존 유역의 원시부족처럼 옷을 거의 걸치지 않은 고산족들이 즐비한 은둔의 나라. 사면이 육지로 둘러싸여 일찍이 대외교역이 한정적이었고 이 때문에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었던 나라. 지형학적 특징으로 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리며 한없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나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라오스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잘 모르고 있다. 어떤 이들은 아프리카의 어느 국가로 오인하기도 한다. 중국과 태국,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국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열강들이 인도차이나 반도를 침공하기 전 지역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던 라오스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화됐고 전형적인 빈곤국가로 전락했다.

21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라오스는 이러한 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수도인 비엔티안의 중심인 독립기념탑 주변 공원에는 밤이 되면 반딧불이가 날아다녔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에는 몇 대의 60년대 시보레 승용차가 용케도 굴러다닐 뿐 활기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침시장에는 국경 너머 태국에서 건너온 생선이 선도를 잃고 좌판에 널려 있었고, 조악한 중국산 생필품이 고가에 팔리고 있었다. 언제 잠에서 깨어날지 기약도 없는 나라처럼 보였다.

▲ 비엔티안의 중심가 남푸주변거리

하지만 지금 라오스는 분주하다. 특히 수도 비엔티안은 상전벽해의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길이 뚫리고 새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2004년 ASEM 회의가 비엔티안에서 개최됐고 아시아와 유럽의 선진국들이 라오스 지원을 결의하고 난 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그들 국민들에게는 야속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지구상 또 하나의 낙원이 사라져 가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평소 소득이 낮은 나라였지만 자연이 내린 천혜로 식량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점을 상기한다면 경제개발에 분주한 라오스의 변신이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비엔티안은 세상에서 가장 아담한 수도였다. 태국의 북부 이싼지역의 국경도시 농카이와 메콩강을 경계로 마주한 도시가 비엔티안이다. 1994년 메콩강을 가로지르는 ‘우정의 다리’가 놓이면서 비로소 외국인에게 자유왕래를 허용했고 세계와의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졌다. 농카이는 언양읍 소재지 정도의 시골도시인데 2000년당시 비엔티안에 살던 교민의 말을 빌면 “비엔티안에서 농카이로 시장을 보러 갈라치면 마치 경주에 살다가 뉴욕에 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 라오스의 랜드마크 탓루앙.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라오스를 방문한 기념으로 에쿠스 승용차 5대를 라오스 정부에 선물로 지원했다. 훗날 들은 얘기지만 노대통령이 선물한 에쿠스 승용차는 정부 관료들이 타고 다니지 않았다. 고위 관료가 비엔티안에 살고 있는 화교 부자에게 팔아치운 것이다. 이처럼 아직도 정부의 부정부패가 근절되지 않은 나라가 라오스다.

비엔티안은 ‘달의 도시’라는 의미를 가졌다. ‘탓 루앙’이라는 사원은 인도에서 석가모니 부처의 갈비뼈와 머리카락 사리를 가져온 세 명의 스님이 조성한 라오스의 랜드마크다. 가장 큰 대로인 란상대로 한쪽 끝의 ‘빠뚜사이’는 라오스의 독립기념문이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을 본떠 1960년 공항을 닦기 위해 준비한 시멘트로 지은 건축물이다.

지금도 라오스 곳곳에는 시멘트로 만든 조형물이 곳곳에 남아 있다. 특히 태국 국경을 넘어 비엔티안으로 들어서는 길목의 불상공원 ‘왓 시엥 쿠안’은 힌두와 불교 양식의 각종 탑과 신상·불상이 시멘트로 지어져 넓은 땅을 가득 메우고 있다. 1950년대에 조성된 시멘트로 만든 조형물들이지만 하나도 어색하지 않다. 시멘트 반죽을 만지는 솜씨는 세계 최고일 듯하다.

굽이굽이 흐르는 메콩강과 달의 둥근 선처럼 부드럽고 유순한 라오스의 모습은 지금 개발로 몸살 앓으면 조금씩 변질되고 있지만 비엔티안을 벗어나면 어김없이 순수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인도차이나의 마지막 낙원임에는 부족함이 없다.

처음가는 그곳, 이렇게 가세요
방콕서 비행기로 갈아타고 가는게 가장 편리
 
라오스의 비엔티안은 방콕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것이 가장 편하다.
또는 국경 근처 우돈타니까지 국내선을 타고 가서 우정의 다리를 넘어 육로입국하는 방법도 있다.
아니면 방콕에서 밤기차를 타고 농카이까지 가서 우정의 다리를 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하는데 이 경로는 배낭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로다.
비엔티안은 외국인을 위한 숙소가 즐비하다. 10~30 달러면 구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와 50달러가 넘는 호텔 등 선택의 폭은 넓다.
음식은 여행자의 기호에 맞게 국제화됐으나 태국에서 즐겨먹던 해산물은 없다.
통화는 주로 라오스 ‘킵’을 사용하지만 태국 ‘바트’화와 US달러가 통용된다.
건기인 10월~4월이 여행하기에 좋다.

 

▲ 1950년대 조성된 불상공원 '왓시엔쿠안'의 대형 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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