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신라의 조형유물을 보며 5 조형력의 경쟁시대 ③
[문화칼럼]신라의 조형유물을 보며 5 조형력의 경쟁시대 ③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3.0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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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디자인은 생산체제의 운명을 좌우한다.
명품은 기능과 조형의 충분조건

즉, 디자인경쟁시대의 전략물이다

2월초 중학교 동기의 장남 결혼식에 참석했었다. 김포공항 근처에 있는 르네상스 후기 스타일의 중후한 메이필드호텔에서 회포의 정도 나눴다. 근 50년 만에 만난 대한항공기장 출신 동기가 “학창시절 공부도 운동도 잘하던 팔방미인 환쟁이 아닌가” 라고 얼싸 반긴다. 고속버스 터미널을 지나치는 현대자동차 전직 부회장차에 필자와 동승한 동기는 사법고시 운 접고 해태그룹 경영회장에서 전경련고문위원으로 있다.

서울의 이 두 동기들이 “어찌 그냥 헤어질 수 있느냐, 소주 한 잔 해야 될 것 아닌가” 한다. 마다할 이유 없이 대낮 주석의 우정에 젖었다. 차량물류회사 경영자인 전직 부회장은 친히 지내는 모 미대학장의 디자인주요성과 현대자동차 디자인팀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얘기했다.

야심작 제네시스 디자인은 유행의 렉서스나 전통 일관식의 비엠더블유와 벤츠 못잖은 세련미를 발한다. 그런데 전면과 배면이 조화롭지 않은 감각이고, 이것은 여태까지의 현대승용차에서 느껴온 점이라는 필자의 제시도 있었다.

일반승용차종의 디자인에는 많은 제한조건이 따르고, 그 조건은 제작회사들의 공통조건이다. 그러므로 동류 품종의 디자인은 서로가 이용, 응용될 수밖에 없는 좁은 틈새에 있다.

경기용 F1이나 페라리 같은 차량디자인이 일반적일 수 없다. 그러나 이의 디자인 조건 또한 일반차종과 마찬가지다. 오히려 일반차종보다 제한조건이 적다. 그 때문으로 이의 디자인은 상상력을 마음껏 펼 칠 수 있기에 쉽다고도 볼 수 있다. 기능설계나 조형디자인은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좌우되므로 이에 순응하면 공감은 적어진다. 따라서 구상의 설계나 디자인은 미래적응력을 우선한다.

의식주의 사회생활은 실용중심에서 다양하고 풍부한 생산재에 의하여 조형중심으로 변했다. 1980년대까지도 세기명품으로 유행한 실용의 바바리코트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낭만추억의 옷으로 남았다. 바바리코트의 보온과 멋을 일상품 ‘마이카’가 대신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승용차는 2만개 정도의 부품 조립으로 완제품이 된다. 부품도 또 하나의 완제품이다. 그 생산 전략은 또 다른 생산체제를 구축하여서, 최상품질 체제로 분류되어 파생한다. 이러한 부품이 세계적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100% 국산부품의 의미가 없어졌다. 최상품질의 최저가생산은 생산체제의 승패를 가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자인은 기능설계가 우선하지만, 기능과 조형은 불가분 관계이다. 동급 제네시스의 색상을 검정색과 회색조로 달리하여도 그 기능은 같다. 그러나 달리한 색상디자인 때문에 구매취향에 따라 판매비율은 차이 난다. 디자인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늦게야 회색조에 눈을 떠범람하는 은회색조 제네시스가 다수 낙점될 것이다.

즉 조형디자인은 생산체재의 운명을 좌우한다. 이러한 디자인은 유행을 상쇄시키는 회기 속성을 지닌다. 창의제품이라도 점차 독점생산일 수가 없어진다. 최상기능성이 바탕이 되지만, 뛰는 디자인보다 나르는 디자인은 더욱 필요하고 중요하여질 수밖에 없다.

낮은 수준의 디자인이 보편성의 미명하에 난무하지만, 그 말로는 단기로 무릎 꿇는다.

명품은 기능과 조형의 충분조건, 즉 디자인경쟁시대의 전략물이다. 세계적인 공감과 우리의 특질미가 표출되는 고유브랜드의 디자인이 절실하지만, 쉽지도 않고, 우연만으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타임머신을 타고 세계의 조형명품과 우리의 명품들을 살펴 이용하고자 본문을 연재하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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