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 따라 굽이굽이 협곡의 황홀경
차마고도 따라 굽이굽이 협곡의 황홀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3.01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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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설 녹아내린 물… 쌀문화 원조 평야형성
▲ 윈난성 리지앙에 거주하는 나시족 할머니.

차마고도(茶馬古道)는 중국 서남부지역과 티베트를 오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다. 이 길을 따라 중국은 티베트에 차를 가져다 팔았고 티베트는 고원지대를 누비던 말을 내줬다.

이 길은 길이가 5천m에 이르며 해발고도가 4천m 이상인 지구에서 가장 높고 험준한 옛길이다. 그리고 차마고도를 따라 교역하던 상인조직인 ‘마방’이 지금도 남아 있어 원시적 교역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차마고도가 만들어진 것은 실크로드보다 200여 년 앞선 한나라 이전이었다. 중국의 윈난성(雲南省)과 쓰촨성(四川省)에서 티베트를 거쳐 네팔과 인도에 까지 닿던 차마고도는 당·송 시대에는 가장 번성해 인도를 넘어 유럽에까지 닿았다. 이 길을 따라 1천 년 전 티베트의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됐다.

차마고도는 메콩강 상류를 끼고 형성됐다. 티베트 고원의 설원에서 발원한 메콩강은 만년설이 녹아내리며 윈난성으로 흘러간다. 그리고 가장 먼저 만나는 지역이 윈난성 북서부의 샹그리라 인근 지대다.

샹그리라는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등장하는 지명이다. 이 곳은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동체에서 내적인 평화와 사랑이라는 이상향의 목적을 실행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발견하는데 중국인들은 그 지역이 티베트와 중국의 접경지대인 중띠엔(中甸)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지난 2001년 아예 샹그리라라고 도시 이름을 바꿨다.

만년설이 덮인 메이리설산(梅里雪山)의 협곡을 끼고 샹그리라로 달리는 메콩강은 차마고도의 첫 출발지인 리지앙(麗江)으로 흐른다. 중국의 56개 소수민족 중 26개 소수민족이 운남성에 집중돼 살고 있으며 리지앙은 그 중 나시족(納西族)의 집단 거주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일찍부터 동파문자(東巴文字)라는 고유의 문자와 언어를 가지고 있는 나시족은 중국 내에서도 교육열이 가장 높은 민족으로 분류된다.

리지앙은 전체 운남성에서 생산된 각종 차들이 운집했던 곳이다. 차마고도를 따라 외부와 교역하기 위해서였다. 그 중에서도 ‘보이차’는 운남성의 특산물이며 리지앙에서 티베트와 서구로 전해지면서 중국에서 나지 않는 각종 산물과 금은보화로 환원돼 돌아왔다.

차마고도의 고도인 리지앙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관광지로 면모를 바꿨다. 세계의 배낭여행자들이 사시사철 리지앙의 고성으로 몰려온다. 여행자들을 위한 각종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돼 있고 고성과 소수민족, 위룽설산(玉龍雪山) 등의 관광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잘 정비돼 있다.

중국의 다른 관광지에 비해 물가가 상대적으로 싸고 여행자들의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시스템이 잘 정비돼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각 소수민족이 만들어 둔 문명이 조화를 이루면서 리지앙의 도시 전체는 살아있는 박물관 역할을 톡톡하게 해내고 있다.

특히 리지앙에서 메이리설산까지 이어지는 윈난성의 차마고도 루트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이면서 원시적 자연과 인류문명이 잘 보존돼 있어 버스로 무려 15시간이 걸리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들은 이 코스를 가장 많이 탐험한다. 리지앙의 고성은 물론 샹그리라, 메콩강과 누강(怒江), 진사강(金沙江)이 합류하는 삼강병류협곡은 유네스코의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메콩강이 리지앙을 벗어나면 평탄한 지형으로 접어든다. 메콩강이 굽어 돌때마다 고을을 이루고, 그 고을에는 각각 다른 민족이 산다. 그들은 강 따라 형성된 평야에서 벼를 심었고 인류 역사상 최초의 쌀문화를 이뤘다. 웬양(元陽)의 하니족(哈尼族)이 만든 계단식논은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인류가 땀으로 일궈낸 최고의 생활터전으로 평가받는다.

메콩강의 상류는 이처럼 동아시아의 만년설에서 출발해 풍족한 산물을 선사하며 동남아시아의 곡창지대로 흘러들어간다. ‘어머니의 강’은 그렇게 자신의 땅을 싸안으며 흐른다.

처음가는 그곳, 이렇게 가세요

인천~쿤밍 직항로 이용 가장 쉬워

윈난성 각 지역 여행 인프라 완벽

운남성의 상류지역인 리지앙과 샹그리라로 가기 위해서는 인천에서 취항하는 인천-쿤밍(昆明) 직항을 타고 윈난성의 성도인 쿤밍에 먼저 도착해야 한다.

쿤밍에서 리지앙과 샹그리라까지는 국내선이 하루 5~6회 취항하지만 여행자들은 주로 침대가 구비된 밤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리지앙까지 10시간, 샹그리라까지 15시간이 넘게 걸린다. 쿤밍에서 웬양이나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도 버스가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활용된다. 기본이 5시간 이상 걸린다.

또 윈난성 대부분의 도시에는 중국의 다른 도시와는 달리 외국인 여행자들이 쉽게 투숙할 수 있는 편리한 시설의 게스트하우스와 레스토랑이 잘 갖춰져 있어 여행에 큰 불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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