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땅은 1억3천만년전 호수바닥
울산땅은 1억3천만년전 호수바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0.02.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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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연댐 아래 절벽에 드러나 있는 퇴적층리. 옛 호수때 모래와 뻘 등이 교대로 쌓이면서 굳어진 울산의 대표적 기반암이다.
공룡발자국·물결 화석이 생생한 증거
융기뒤 화산활동으로 영남알프스 형성
2천만년전 동해가 생겨나 수륙이 분리

‘울산 풍토기’ 연재를 일단락 짓는다.
끝으로 울산 자연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9가지 지질사건을 선정해 2회에 걸쳐 게재한다.
지난 50년간 울산의 땅은 급격히 변형되고 있다.
시멘트와 철근의 시대를 맞아, 임해공단 조성기를 맞아, 지방자치의 자율을 맞아 자연환경이 개조되고 있다. 긴 역사에서 가장 큰 규모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 땅에 살고있는 울산인의 삶도 바뀌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는 이 땅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 그 원형에 대해 탐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경상호의 퇴적
울산의 땅은 오래전 호수였다. 우리는 호수에 퇴적된 바닥에 살고 있는 셈이다. 호수의 시절은 울산이 보고 만질수 있는 가장 오래된 지질사에 속한다. 그 역사는 지금부터 1억3천만년전에 시작됐다. 아득히 먼 시간의 이야기다. 그 아득한 사실을 상기시킬 증거는 매우 가까이 있다.
호숫가에 찍힌 공룡들의 발자국 화석이 그 증거다. 풍화되고 흙이 벗겨진 강이나 계곡 암반에서 흔히 발견된다. 호수 가장자리에 물결이 일렁인 흔적이 남은 물결화석도 그 한 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선바위에서 보듯 층이 진 암석들이다. 이 암석은 남구 신정동 신정고등학교 정문 건너편에서도 보이고 북구 신명동 바닷가에도 있다. 강동 앞 바다도 그때는 호수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울산이 호숫가일 때는 지금의 동해는 육지였다. 그 가운데 있던 호수는 경상남북도와 부산시 전체를 비롯 전라도, 강원도 일부를 포함한 면적이었다. 그래서 호수 이름이 ‘경상호’라 붙여졌다. 이 호수의 바닥을 이룬 곳이 창녕 우포늪과 고성 공룡화석지대를 비롯 문경 탄광지대 등이다.

■ 불국사 변동과 화강암
온산공단내 석유비축기지가 지하에 초대형 유조선이 싣고온 원유 60척분을 저장할수 있는 이유는 이 불국사 변동때 생긴 화강암 덕택이다. 고르고 치밀한 이 암석이 없었다면 지하저장고를 유지할 수 없다.
이 고마운 화강암은 백악기에 경상도 지역에 화강암 마그마가 퇴적암을 뚫고 올라오는 운동이 있을 때 생겨났다. 주로 9천만년전에서 6천만년전 사이에 생겼다. 이 운동을 불국사변동이라 하고 이때 생겨난 화강암을 불국사화강암이라 한다. 이 변동은 울산땅을 다양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화강암속 석영 입자는 백사장을 만들었고 알루미늄이나 장석 등이 황토를 만들었다. 울산의 토양을 다양하고 풍부하게 한 요인들이다.
화강암 마그마는 분출한 곳도 있고 땅속에서 5~6백년에 걸쳐 천천히 식어진 것도 있다.
화강암은 식는 속도나 밀도, 마그마 성상에 따라 흑운모 화강암, 각섬석 화강암, 화강섬록암 등으로 분류된다.
화강암은 삐죽이 솟구치므로 대체로 긴 뿔 형태다. 그리고 화강암은 퇴적암 보다 풍화가 빠르다. 그래서 오랜 풍화작용에 의해 대체로 푹 꺼진 분지 형태이고 그 분지는 둥글다.
두동면 이전리 일대, 범서읍 욱곡, 중구 성안마을 주변이 대표적이다. 불규칙한 모양으로는 정족산이나 언양 일대 화강암을 들수 있다.

■ 백악기 화산활동과 영남알프스 형성
경상호는 9천만년 전후로 점차 융기돼 호수가 사라졌다. 육지가 된 것이다. 만약 육지가 된뒤 가만히 있었다면 울산땅은 평평했을 것이다. 고작 물길이 생겨 하천이 생겨난 정도일 것이다. 그런 모습을 간직한 곳이 부분적으로 남아있다. 언양읍 대곡리에서 반천리 부근이다. 이곳에는 수백개의 작은 산이 있으나 높이가 250m 안팎으로 고르다. 비슷한 높이의 작은 산봉우리는 예전 같은 하천의 바닥인 것이다.
그런데 호수가 솟아올라 육지가 된뒤 울산땅의 여러 부분에 다양한 지각변동이 있었다. 퇴적암 지각이 찢어지거나 구부러지는 등의 변화가 있고, 그 틈으로 마그마가 치솟았다. 마그마가 만드는 암석은 퇴적암 사이에 끼어들거나 일부 퇴적암 더미를 덮어 버렸다.
끼어든 곳은 심성암(율리의 화강암이 대표적)지대가 많고 뒤덮은 곳은 화산암(신불산 안산암이 대표적)지대가 많다. 이런 지대의 암석이나 토양은 산업이나 경관 요소를 제공했다.
서생 배 집산지를 이룬 토양은 화강암이 풍화된 마사토다. 온산공단이 형성된 곳도 화강암 지대다. 이런 땅은 젖어도 신발에 검은 진흙이 달라붙지 않는다. 또 물이 맑고 토심이 깊다.

■ 동해확장과 해저절벽
처용설화의 발생은 냉수괴와 관련있고, 냉수괴는 울산 앞 바다의 해저절벽과 관련있다. 그리고 해저절벽은 동해확장과 관련있다.
동해확장은 동해란 거대한 해양분지가 생겨난 지질사건이다. 일본 땅이 한반도 바로 곁에 있다가 멀리 떨어져 간 사건이다. 땅덩이가 붙었다 떨어지는 것은 유동상태인 맨틀 위에 떠 있는 지각판의 필연적 과정이다.
동해의 형성은 오늘날 한반도와 일본, 러시아의 운명과 관련있는 지질사건이다. 그 가운데 울산은 이 사건과 특별한 관련이 있다. 울산을 거치는 고속도로를 비롯, 울산항과 강동해안의 형성 등이 모두 이 사건과 연관있다.
울산이 호수일때 지금의 동해는 육지였기 때문에 그 육지에서 흘러들어온 동식물들이 쌓여 경북 문경의 탄광을 이룬 것이다.
동해확장을 연구한 학자들에 따르면 이 육지는 침강하거나 일부는 남쪽으로 이동했는데 그 자리에 동해가 생겼다. 그 시기가 2천5백만년전에서 1천5백만년전 사이다. 한반도 지질사로 볼 때 비교적 가까운 시기다.
깊이 판 분지 가장자리인 울산앞 바다에 2000m 고저차가 나는 절벽을 만들었고, 이 절벽에 부딪쳐 올라온 해저심층수가 구로시오난류와 뒤섞여 세계적인 어장을 만들었다. 이 물이 갑자기 뒤섞일때의 물(냉수괴)은 순식간에 짙은 안개를 피우고 처용설화를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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