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 따뜻한 사연·칭찬 ‘눈길’
교육현장 따뜻한 사연·칭찬 ‘눈길’
  • 권승혁 기자
  • 승인 2008.02.26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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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은 교권 추락을 여실히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해마다 5월 15일이 되면 교직사회는 몸을 움츠린다.

지난해 울산지역에는 전체 215개 초중고교 가운데 89개교(41.4%)가 스승의 날에 촌지수수 등 부작용을 우려해 교장 재량으로 휴교를 했다.

당시 휴교를 결정한 모 초등학교 교장은 “우리 사회 분위기가 과거의 존경 받는 스승상을 충분히 회복하지 못한 현실에서 차라리 휴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록 스승의 날은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퇴색되고 있지만 1년 365일 스승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이들이 끊이질 않고 있어 교육계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최근 울산 교육현장에는 따뜻한 사연과 칭찬이 잇따라 눈길을 끌고 있다.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열정이 울산을 1등 교육도시로 만들 것입니다’, ‘아이들의 일기장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답글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www.use.go.kr) ‘칭찬합시다’ 코너에는 짧지만 감동적인 이야기, 정이 묻어나는 사연들로 가득하다.

이 코너는 남다른 학생 지도나 선행으로 칭찬할 만한 학교, 교사, 교직원 등을 학부모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곳이다.

현재까지 등록된 글은 970여건, 올해에는 1월 1일부터 게재된 글이 20건에 달한다.

명정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아들을 뒀다는 심중연씨는 이 코너를 통해 “아빠가 채우지 못한 엄마의 빈자리가 컸는데 최옥혜 선생님의 엄마 같은 따뜻한 애정이 아들을 티 없이 밝게 자랄 수 있게 도와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띄웠다.

발달장애를 지닌 아들을 뒀다는 대현초 학부모 이순희씨는 “악기 연주가 정서에 좋다며 날마다 리코더를 가르쳐준 김인환 선생님. 이제 제법 연주가 가능해진 아이를 보며 이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준 선생님을 만난 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가정생활이 불안정한 학생들의 가정을 돌보며 학교생활을 도와주시는 천곡중 박기헌 선생님. 아이들의 일기장에 매일 빠지지 않고 답 글을 달아주시는 선생님 등 정겨운 사연들 속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간의 애정이 묻어난다.

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울산교육계에서는 얼굴 찌푸리는 일이 많고 교권도 추락한 지 오래지만 사실 스승에 대한 고마움을 담은 여러 가지 정겨운 사연들도 많다”며 “비록 스승의 날은 본래의 의미가 퇴색됐지만 이 코너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아져 1년 내내 스승이 존경받는 풍토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권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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