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울산 영어 교육 환경
열악한 울산 영어 교육 환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2.2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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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계획도 좋고 포부도 좋지만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종래와 다른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인구 110만의 전국 7대 도시, 지역 초등학교 114개, 재직 교사만 4천112명. 원어민 영어교사는 딱 3명,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 43명이 어학 학습 일부 담당’

이것이 울산 영어 공교육의 현실이다.

‘몰입 영어교육’이란 신생어로 전국을 흔들어 놓은 사람들이 직접 이 곳에 와서 이런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수도권에 비해 지방의 교육, 문화여건이 상대적으로 뒤져 있는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그 동안 그런 현실을 인식 적으로 용인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교육 인적 자원부 자료에 의해 밝혀진 내용을 보면 영어교육에 관한 예산, 원어민 교사, 보조교사의 배치 상황이 지방에 크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도가 지나쳤다.

울산지역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이 지난 20일 한승수 국무총리 내정자의 인사 청문회에서 “현재 전국 3천 808명의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 중 경기도에 1천 24명 서울 719명이 배치 돼 있는데 울산은 43명에 불과 하다”고 말했다.

또 “영어를 직접 체험하는 것이 중요한 초등학교 원어민 교사는 경기 465명, 서울 542명인데 반 해 울산은 고작 3명으로 전국 최하위”라고도 했다.

원어민 보조교사, 교사의 배치 불합리성이 시도별 영어 교육 격차의 중대한 장애요소가 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에 영어 보조교사가 719명 있다면 인구비례로 보더라도 울산에 최소한 70명 정도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원어민 교사의 경우 서울과 울산의 격차는 더욱 심하다. 서울은 542명인데 비해 울산은 3명에 불과하다.

예산도 타 지역에 비해 울산이 턱없이 적게 편성돼 있다.

지난해 영어교육 관련 예산을 보면 경기 414억 여 원 서울이 165억 여 원으로 나와 있다. 울산은 12억 여 원이다.

대통령 인수위가 새해 초반부터 영어교육 강화 방안을 연거푸 발표하는 바람에 지나칠 정도로 관심이 영어에 몰려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적 인프라에 대한 개선 없이 영어몰입 교육에 들어간다면 수도권과 울산 간의 격차만 한정 없이 키우는 것이다.

새로운 계획도 좋고 포부도 좋지만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종래와 다른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번쩍이는 스포트 라잇 앞에서 그럴싸한 계획을 발표하기에 앞서 지역의 현실을 살피는 눈을 가지란 얘기다.

탁상에 앉아 행정적 발상만 늘어놓는 모습은 지난 기간 볼만큼 봤다. 실질적이고 광범위한 혜택이 전 국민에게 돌아 갈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것이지 뜬구름 잡는 듯한 수사적 발표는 중요치 않다.

한쪽에 치우쳐 있는 영어 인프라 격차를 시급히 해소하지 않으면 영어 환경에 노출될 기회가 적은 울산 학생들은 근원적으로 부당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다.

차제에 지자체도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국가의 눈치만 보고 있는 것은 지방자치 시대 정신에 맞지 않다.

경기 안산시는 지자체가 직접 각 급 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지원해 주고 있다고 한다. 울산시가 참조할 만한 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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