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의 통장에서는 매달 수십 곳의 기부단체가 자동이체로 기부금을 빼내간다. 통장잔고가 매달 20만원 좌우다. 일반인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이 이처럼 사회기부와 봉사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라이온스클럽 지구총재를 맡고부터다. 이때부터 나눔의 행복을 알게 됐다. 베풀고 나면 마음의 평화와 기쁨을 얻기 시작했다. 이 회장의 나눔의 실천은 전방위로 이뤄졌다. 특정 계층이 아니라 지역사회 모든 계층의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보냈다. 그리고 2006년 경암문화장학재단을 설립하고 8억원의 초기 자본금을 출자했다. 내년에 2억원을 더 출자해 1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회장이 고집하는 장학재단의 운영원칙이 있다. 재단 장학금 전달식 때 수혜자를 절대로 재단사무실로 부르지 않는다. 직접 수혜자를 찾아가서 전달한다. 어려운 이웃은 동사무소에서, 학생은 학교에서 직접 전달한다. 불러서 생색내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회장의 소신이다.
최근 이 회장은 울산여고의 J양에게 대학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부모를 여의고 고시원에서 동생과 생활하는 J양은 학원 한 번 가지 않고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수업을 마치면 아르바이트를 해 동생과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J양의 얘기를 전해들은 이 회장은 눈물을 흘렸다. 두 말 않고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 때 막노동으로 힘겹게 살던 시절을 생각한 것이다. 그 때 풍족한 교육을 해주지 못했던 아들은 현재 한진종합건설의 사장을 맡고 있다.
이 회장은 3일 울산에서 두 번째로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가 된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도층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나눔 운동에 참여,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든 개인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으로 1억원 이상 기부 또는 약정할 경우 개인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선진국과 선진도시로 인정하는 사회적 가치기준은 봉사문화의 정착여부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눔을 실천하게 되기를 바라고 또 다른 아너소사이어티가 등장하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전국에서 울산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겁니다.”
이 회장은 내년에 회사의 대표이사직을 아들에게 물려줄 계획이다. 그리고 남은 생을 봉사를 통해 아름답게 장식할 포부를 가지고 있다.
/ 이상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