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 그리고 해맞이곶
간절곶 그리고 해맞이곶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1.25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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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하면 떠오르는 것은?”

요즘 와서 외지인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그 답은 어쩌면 어느 방송사에 의해 ‘신화창조’ 주역의 하나로 부각되기도 한 ‘태화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울산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묻는다면…해괴하거나 재미있는 별의별 해답이 무수히 쏟아질 것만 같다.

지난 24일 울산시 공보관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울산시의회 내무위원회 소속 송시상 의원이 의미 있는 질문을 하나 내놓았다. 좀 더 적극적인 대외홍보를 주문하는 내용이었다.

‘울산’뿐만이 아니다. 그리 흔치는 않다 하더라도 ‘울주’도 그 대열에 끼어들기는 마찬가지다. 실제로 ‘울주’ 앞에는 ‘경북’이 먼저 붙곤 한다. ‘경남 울산’은 광역시 승격 이전에 입력된 기억 탓일 것이요, ‘경북 울주’는 필시 경북 울진을 착각한 데서 오는 해프닝일 것이다.

웃기도 난처한 것은 두 경우 다 언론기관에 의해 저질러지기 때문이다. TV매체가 미치는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시라.

얼마 전엔 같은 상임위원회 소속 홍종필 의원이 문화체육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때 송곳 같은 질문을 하나 던졌다. 새해를 맞아 여러 기초자치단체들이 제각기 펼치는 해맞이 행사를 울주군 간절곶 한 곳으로 모으자는 요구와, 자신이 없으면 가져간 지 2년째 되는 간절곶 해맞이 축제를 차라리 울주군으로 되돌려 주라는 울산시를 향한 요구를 함께 담고 있었다.

물론 홍 의원의 주장은 개선되지 않는 교통사정, 이로 인한 해맞이 손님들의 감소와 그분들이 겪는 불편을 질타하며 내놓은 것이었지만, 적지 않은 의미도 내포하고 있었다.

홍 의원은 가까운 포항 호미곶의 해맞이 축제를 비교의 잣대로 내밀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호미곶 축제의 2009년도 예산은 1억6천만 원밖에 안 되는데도 찾아오는 관광객은 20만에서 25만 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일출의 의미가 간절곶보다 더 나을 것도 없고 예산도 4분의 1 수준이지만 찾는 손님은 간절곶의 네댓 배나 된다.”

홍 의원은 간절곶 해맞이 축제의 예산이 2년 내리 5억1천만 원을 기록해 기초자치단체에 비해 수배에서 수십 배가 많으면서도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艮絶旭肇早半島).”

1973년 울주군이 울주군지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옛 ‘서생 팔경(西生八景)’에 대체할 서생 신(新)팔경의 하나로 지어 제시한 칠언절구(七言絶句)다. 동시에, 고려말 문신 정 포 선생 등이 지었다는 ‘서생 팔경’을 대신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기도 하다.

‘한반도 육지부에서 해가 가장 일찍 뜨는 곳’으로 유명해졌고, 울산12경의 한 곳으로 당당히 자리를 매긴 간절곶.

그러나 아직은 포항의 호미(虎尾)곶보다, 강원도의 정동진보다도 못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간절곶. 상업성과 정치색 때문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어떻게 하면 제 이름값을 하게 도울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울산의 대표축제로 자랑삼을 수 있겠는지, 이제부터라도 지혜를 모아 나가기를 제언한다. 아울러, 차제에 ‘간절곶’이란 이름은 그대로 놔두더라도 새로운 이름을 지어 부르는 것은 어떨지, 의견을 구하고자 한다.

사실 간절(艮絶)의 ‘간(艮)’은 ‘어긋난다’는 뜻이 있고 ‘절絶)’은 ‘끊어진다’는 뜻이 있다. 굳이 그 때문만은 아니지만, 간절곶의 새 이름으로 ‘해맞이곶’ 또는 ‘해돋이곶’을 추천하고 싶다.

부산 해운대의 지명 ‘달맞이고개’가 그런 의지를 지닌 누군가가 지어 이제는 떳떳한 고유명사로 자리 잡은 사실을 곰곰 생각해 본다.

그런 이름이 붙는다면 ‘간절곶’보다 더 부르기 쉽고 떠올리기 쉬운 해맞이 명소로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

동시에, 전국의 해맞이 손님들에게 ‘울산’과 ‘울주’를 제대로 알리게 하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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