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정신건강이 더 큰 문제다
어른의 정신건강이 더 큰 문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2.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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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급한 성질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린 아이가 옆에서 보건 말건 내질려지는 것이다.
13일 울산광역시 교육청이 발표한 울산의 초·중·고 학생 정신건강 상태는 커다란 문제가 된다. 비록 표본조사 결과이지만 12%가 아주 위험한 상태이다.

엄격히 말해 시민의 0.0000001%만이라도 정신건강이 나쁘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수 년 전의 뉴욕 9.11 테러가 세계 인구의 0.00000000001%에 해당되는 사람들에 의해서 저질러졌고, 총기 난사 범죄(사망자 33명)를 저지른 조승희도 미국 버지니아 공대 영문과의 한 학생이었다. 미국 시민, 그 연령의 미국에 이민가거나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의 대학생으로 보면 극히 일부이다. 비록 학생이라도 울산시민의 0.0000012%는 너무나 걱정스러운 상태이다.

정신건강은 한 때 ‘정신위생’이라고도 불렸으며 대학교에서 교양선택 과목으로 가르쳐지고 있다. 약 30, 40 여 년 전의 대학에서의 정신건강은 개설 취지가 다른 정치적인 사항이 복선을 깔고 있었으나 현대인의 생활에서는 거의 필수적인 교양이 되었다. 거의 모두가 약간의 우울증을 앓고 있고, 매일 겪는 스트레스는 점점 많아지고, 세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입시경쟁, 출세지향주의, 쓸데없는 경쟁과 눈치보기 사회에서는 ‘개인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를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을 철학적 개념분석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심리학적 관점에서 ‘행복은 내가 만드는 그 무엇’이고, 이를 위해 필연적으로 ‘나는 나이다’의 자아정체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대학에서 교양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이에 관한 심리학적 문제는, 우리의 뇌에서 느낌(감정)을 다루는 부분이 제일 먼저 형성되고, 이 부분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활동한다는 점이다. 뱃속의 아기가 엄마 배를 발로 툭툭 차는 것도 뇌의 이 부분이 일하기 때문이다. 본능적인 기능(機能)을 발휘한다. 갓난 아기가 울기부터 시작하고 엄마의 젖부터 찾는 것도 뇌의 이 부분이 하는 일이다. 점점 자라면서 뇌의 이 부분은 가장 깊숙이 자리를 잡고 생각하고, 말하고, 듣는 일을 관장하는 뇌의 부분은 가장 나중에 형성되어 뇌의 겉 부분에 자리를 잡아간다.

울산에서 어른의 정신건강이 문제되는 것은 ‘욱’하는 급한 성질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어린 아이가 옆에서 보건 말건 내질려지는 것이다. 지나는 말로 ‘울산에는 아도 어른도 없다’가 어린 학생들의 정서지능(情緖知能)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서지능은 쉽게 말해 성질나는 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당장의 쾌감, 만족을 더 큰 쾌감과 더 큰 만족을 얻기 위해 연기하는 마음을 말한다. 여기에는 귀찮은 어른에게 예의를 지키는 것도 들어간다. 그래서 ‘아도 어른도 없는’ 지역 풍토가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뇌의 감정을 다스리는 이 부분은 오랜 세월에 걸쳐, 뇌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도 화산처럼 어떤 상황이 되면 이성(理性), 생각하는 힘을 밀쳐버리고 행동으로 나와 작용해버린다. 어른들이 참고, 견디고, 자신을 자신이 인정하고, 사회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어린 뇌의 저 깊은 속에서 이를 보고 배운 어린이들이 정신을 강하게 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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