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부터 원앙까지 ‘울산 야생’을 지킨다
참새부터 원앙까지 ‘울산 야생’을 지킨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10.04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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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관리공단 야생동물센터, 428마리 구조… 인원 확충 시급
울산시 남구 옥현네거리에서 문수양궁장을 지나 직진하면 왼편에 야트막한 언덕으로 된 샛길이 보인다. 구불구불한 이 길을 죽 따라가면 산으로 둘러싸인 고요한 들판에 마치 산장 같은 건물 두 채가 있다. 울산시설관리공단 산하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다.

지난해 4월 18일 문을 연 이 센터는 심하게 다치거나 부모로부터 버려진 동물을 구조해 치료와 재활을 거쳐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2천521㎡ 부지에 관리동과 포유·조류동 등 건물 2채로 이뤄진 이 시설에서 센터장(수의사)과 사육사, 사무보조원 등 3명이 수십여마리에 달하는 동물을 돌보고 구조도 나간다.

지금까지 센터를 거친 야생동물은 모두 428마리다. 지난해에만 125마리를 구조했고 이 가운데 29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올해 8월 말 현재 센터가 구조한 동물은 모두 303마리. 이 중 79마리는 치료를 받고 그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생태도시’를 지향하며 지속적인 환경보전 노력을 기울이는 울산에서는 그동안 희귀종 동물도 여럿이 센터에서 도움의 손길을 받았다. 수리부엉이와 소쩍새, 황조롱이, 새매, 솔부엉이, 원앙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만 12종 76마리에 달한다. 그러나 비둘기와 참새 등 흔하디흔한 동물도 ‘야생’이라면 일단 치료와 재활을 받도록 해 준다.

동물용 엑스선 촬영기와 혈액검사장비, 초음파검사기 등 장비 36종을 갖춘 센터는 동물병원으로 치면 시설 면으로는 울산 최고 수준. 그러나 고작 3명으로는 내내 밀려드는 구조와 치료, 행정업무 등을 감당하기 벅차 인원 확충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직원들은 털어놓는다.

고영진 센터장은 “우리도 처음 보는 동물을 구조하면 그제야 책을 뒤져 종류와 특성을 파악하고 치료와 관리 방법을 궁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동물학 등을 전공한 전문가와 사육인력이 확충돼야 단순 치료뿐만 아니라 지역 야생동물의 질병 연구 등까지 폭넓게 담당할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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