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한가위 돼야
함께하는 한가위 돼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9.3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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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 라’ 는 옛 말이 있다. 자연이 주는 풍성함에 감사하며 욕(慾) 또한 경계하란 말이다. 노력한 만큼 얻어서 그 것에 만족하며 살란 말일 수 도 있다. 하지만 그 자구(字句)대로 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 오후부터 추석 귀성객들이 울산을 떠나고 또 찾아온다. 삶에 지친 몸을 잠시 고향에 뉘기 위해서다. 모처럼 만나는 부모, 형제에게서 안식을 얻고 새로운 용기를 갖기 위함이기도 하다. 그들과 함께 있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이웃도 많다. 명절이 오히려 ‘웬수’ 같다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연의 과실은 공평하지 않으며 자신을 향한 화(禍)는 피할 수 없다고 여기는 이웃도 부지기수다. 명절로 인해 밖으로 내 보여야 하는 것이 많아 괴로운 지역민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웃과 뚜렷이 차별지워 지는 것이 못내 서운한 어린 것들도 있을 것이다.

명절이라고 해서 무분별하게 자신을 표출하는 것은 비천한 자세다. 굳이 저자세는 취하지 않을지언정 가난하고 심약한 사람을 배려하는 자세 정도는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자식을 기다리는 노인들 앞에선 경거망동한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과장된 행동으로 명절을 홀로 지내야 하는 그들에게 혹여 마음의 상처나 주지 않는지 항상 살필 일이다. 물질적인 우위를 과시하는 것도 졸렬한 짓이다. 그를 통해 이웃의 인격에 상처를 주는 것은 더욱 야비한 행태다. 명절이란 모두 평등하게 대우받고 즐거워해야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나’ 혼자 살아 갈 수 없는 곳이다. 가난하든, 무식하든, 노약하든 간에 그들이 있어 이 세상은 아름다운 것이다. 한가위에는 마음을 비우자. 그리고 이웃을 뒤 돌아 보고 그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자. 진정으로 그들과 어려움을 함께하는 따뜻한 명절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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