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울산!”
“웰컴 투 울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9.3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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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 광역시도의회 의장들이 회원으로 참여하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의 제6차 임시회가 울산에서 열린 것은 지난달 29일. 2년 6개월 만의 울산 회동이었다. 지난 7월로 예정됐던 협의회가 두 달 늦추어진 것은 ‘2009 울산세계옹기엑스포’ 때문이었고, 울산의 소중한 보물을 외지 손님 80명에게 내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비록 신종 인플루엔자의 기승으로 옹기엑스포를 자랑하려던 계획은 옹기독처럼 깨지고 말았지만, 한참 만에 다시 찾은 울산은 바깥손님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졌을까? 그 충분한 해답은 기대하기 어려울지 모른다. 이날 저녁 환영만찬이 끝나자마자 대부분 서둘러 되돌아간 때문이었고, 추석연휴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에 대한 인상은 협의회 회장의 말씀과 밀착 수행했던 울산시의회사무처 직원들의 전언으로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윤명희 울산광역시의회 의장의 환영사에 이어 박맹우 울산광역시장의 축사가 끝나자 개회사 차례가 돌아온 이상천 회장이 원고에도 없던 몇 마디 덕담을 첫머리에 건넸다.

“윤 의장님 말씀에 113만 인구 울산의 시민 1인당 총생산액이 4천400만 원으로 전국 최고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울산시민들은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셔도 좋을 것입니다.”

선물 공세 때문만은 아니지 싶었다. 다른 시도의회 의장들은 푸짐한 선물을 받았다. 윤명희 의장이 반구대 암각화 모형을, 박맹우 시장이 정자 돌미역을 선물했고, 최일학 울산상의 회장은 골프공 세트를, 강호돈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크리스탈 제품을, 김영태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 부사장은 자개보석함을 증정했다.

주요 안건을 처리한 뒤 둘러본 SK에너지 울산공장도 손님들에게는 경이로움으로 다가왔다.

“공장 넓이가 250만평, 여의도의 세 배가 된다는 회사 소개를 듣고는 입을 못 다무시는 것 같았습니다. 앞질러 가는 자동화 시스템에도 놀랐고요.”

손님들을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울산시의회 사무처 관계자의 말이다. 현대중공업이나 현대자동차 공장을 견학했더라면 얼마나 더 감탄했을 것인가, 울산 12경의 지극히 일부라도 감상할 시간이 있었다면 얼마나 더 감동했을 것인가!

하지만 12경의 한 곳을 본 손님이 딱 한 분 있었다. 전종설 경기도의회 의장. 그는 일부러 짬을 내어 전국에서 소문난 ‘기적의 강’ 태화강을 보고 싶어 했다. 강변 전망대에서 조망한 태화강의 강물이 전 의장에게는 그렇게 맑아 보일 수가 없다더라고 사무처 직원은 전했다.

29일 윤명희 의장은 여느 때보다 스피치의 시간이 길었다. 1분 안에 끝내던 평소의 인사말 과는 달리 5분이나 걸렸다고 했다. 모처럼 찾아오신 손님들에게 울산을 한껏 자랑하고 싶었던 결욕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온 국민에게 제2의 고향과도 다름없는 도시가 바로 울산입니다. 그러나 조국 근대화를 위한 산업화의 과정에서 자연이 훼손되고 환경이 오염되면서 공해도시라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그러던 울산이 에코폴리스선언을 시작으로 지금은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이 흐르고 도심 한가운데 대공원이 자리 잡을 정도로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생태 산업도시가 되었습니다.”

‘태화강 시장님’에 대한 포장된 예찬으로 들릴 수도 있는 말이었지만 윤 의장의 언급에 토를 달 사람도 없지 싶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말을 낯선 현대중공업 나이지리아 현지공장에 일하다 추석을 앞두고 오랜 만에 고향을 찾은 문상열 CGF관리부장의 감탄에서도 읽을 수 있다.

“아름답게 변한 태화강의 모습은 가장 큰 추석선물입니다.”

울산시 추산으로는 2일부터 시작되는 연휴기간 동안 울산으로 돌아오는 귀성객 수는 50만 명을 넘어선다. 그리던 마음의 고향을 모처럼 찾게 될 출향인사들에게 울산은 또 어떤 설렘을 가져다줄 것인지? 윤 의장이나 박 시장은 아무 주저 없이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웰컴 투 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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