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명절 생색내기 그만하자
이젠 명절 생색내기 그만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9.2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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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이 다가오자 예년에 듣던 자선(慈善)방문 소식이 여러 곳에서 들린다. 지역 여야 정치권이 재래시장, 복지시설, 소외계층을 찾아가 고충도 듣고 위문품을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보도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이에 덩달아 공공기관, 금융권, 단체들도 위문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가히 시선(施善)의 시기다.

하지만 그 많은 단체들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자신의 치적에 보태기 위해, 겉 치레로 명절에만 불우복지시설을 방문하는 지역인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언론에 얼굴을 내밀기 위해 쌀 포대를 앞에 쌓아 두고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이런 일부의 비 양식 때문에 한 통속으로 비쳐지고 마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외면적 행사를 하다 보니 같은 복지시설에 여러 단체가 겹치기로 찾아가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정작 돌봐 줄 자식, 친지 한사람 없는 독거노인은 수 년 간 연탄 한 장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때 맞춰 몰려가 물품만 전달하고 오니 실제 수요지역을 알 리가 있는가. 그저 생색만 내고 오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명절 때마다 불우한 이웃돕기를 수십 년 해 왔으면 이제 타성을 벗어나 실효성도 좀 생각해 보자. 매년 가던 곳만 의례적으로 찾아 갈 것이 아니라 정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물품을 전하기 위해 효율성을 기하자는 것이다. 이런 정도의 일은 대단한 인력과 비용을 요(要)하는 것이 아니다. 유사 복지기관을 이용하거나 행정창구의 담당부서만 활용해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사전 준비 없이 시간에 임박해 일회성으로 방문하니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자의(自意)에 의해 선심쓰는 일인 만큼 임의(任意)로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생색내기는 비천한 정신의 표출이며 상대방 모멸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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