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학교 “ 소방 안전 시스템 개선없인 납득 안돼”
울산지역 학교 방화 관리의 주 책임자가 기존 교장에서 실사용자로 거꾸로 전환돼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김상만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지난 5일 울산지역 교육 기관의 방화 관리 ‘정’ 책임자에 실사용자를, 부 책임자는 교장으로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각급 학교 등 산하기관에 보낸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기존 일선 학교에는 정 책임자에 교장이, 부 책임자에는 교사나 급식실의 경우 영양사 등이 실사용자로 정해져 있었다.
울산시교육청은 교사나 영양사 등 실사용자의 책임을 강화해 경각심을 일깨워 화재 예방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이 같이 결정했다.
그러나 일선 학교 일부 직원들과 교사들은 “전반적인 학교 소방 안전 시스템의 개선 없이 실사용자에게 책임만 강요하는 것은 근본을 벗어난 정책”이라며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울산 남구지역 한 고교 담임교사는 “권한은 교장에게, 책임은 실무 담당자에게 더 무거워져 전국이 화재로 들썩이고 있는 시기에 실무 담당자들이 업무 추진에 있어 움츠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청이 학교 현장의 여론은 어떤지, 타 시도의 경우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한 뒤에 이 같이 결정했는지 의심스럽다”고도 덧붙였다.
한 중학교 행정실 직원도 “실무 담당자의 책임 의식도 중요하지만 학교 화재 예방을 위한 전반적인 시스템 개선 등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방화 관리의 정·부 사용자를 전환한 것은 화재 발생 시 실사용자의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의도보다는 사용상 부주의를 예방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 권승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