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쓸쓸하고 아름다운 길’
‘가장 쓸쓸하고 아름다운 길’
  • 정인준 기자
  • 승인 2009.09.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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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하늘공원 진입로 공사 본격화 추념객 걸어다닐 인도설계는 빠져
가장 쓸쓸하고 아름다운 길, ‘울산 하늘공원’으로 가는 도로 공사가 본격화 됐다.

울산시는 14일 울주군 삼동면 조일마을에서 장사시설인 하늘공원 입구까지 연결되는 산악도로 공사에 착수, 2012년 4월 준공한다고 밝혔다.

이 길은 삶과 영면을 잇는 길의 성격에 맞춰 최상의 정성을 들여 아름답고 정숙하게 조성된다. 예산만 270억원. 전체 하늘공원 조성비의 절반 가량이다. 주변환경을 모두 친자연적으로 꾸민다.

길은 정족산 북쪽 기슭 보은골을 끼고 꼬불꼬불 이어져 ‘느림과 자연성’이 어우려진 아름다운 경관이 기대된다.

길이는 5.58㎞. 장사시설로 가는 전용 길로는 가장 길 것으로 추정된다. 하늘공원이 있는 해발 500m 까지 가파른 산기슭 숲을 통과한다.

시는 길 전 구간에 벚나무를 나란히 심는다. 7년생 직경 15㎝를 심어 2년이 지나면 숲의 터널을 이루도록 설계했다.

평균 설계 속도는 시속 40㎞, 정숙하고 완만한 속도로 차량이 오가도록 했다. 이 길은 노면 자체가 평균 기울기가 8%여서 자전거로 쉽게 오르기 힘들 정도다. 보은골로 기울어진 급한 비탈면은 가급적 시멘트를 사용하지 않고 흙벽으로 고정하고 이 벽을 초화류로 단장한다.

영화 ‘씨받이’ 촬영장소로 유명한 보삼마을 옆을 지나는 곳에는 수벽을 만들어 소음을 가라앉히도록 했고, 길 입구와 중간에 2곳의 생태터널(너비 15m 길이 30m)을 만들어 동물의 삶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그러나 인도를 만들지 않는 것이 큰 아쉬움을 남긴다. 차가 다니는 도로와 인도 사이에 수벽을 만들고, 추모객들이 천천히 걸어서 오갈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이다. 시 설계담당자는 “비탈면이 급하고 산허리를 깎는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늘공원은 2003년 울산시가 장사시설 용지를 구하지 못해 오락가락 할 때 삼동면민이 주민투표를 통해 받아들이기로 합의해 만들어지고 있다. 삼동면민들의 우호적인 뜻은 이번 도로공사 편입용지 보상에도 반영돼, 올해 10월 착공계획보다 한 달 앞서 시행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종합장사시설인 울산하늘공원은 총 사업비 552억원이 투입돼 울주군 삼동면 조일리 15-22번지 일원 면적 9만8천㎡, 연면적 1만5천667㎡ 규모로 2012년 4월 준공될 예정이다. /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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