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갖춘 네트워크 먼저 선행돼야”
“연대 갖춘 네트워크 먼저 선행돼야”
  • 김영호 기자
  • 승인 2008.02.12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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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산별전환 비정규직 문제 해소 못해
과도기적 이원 체제 유지 부작용…자생력 키워야

산별노조의 과거·현재 그리고 미래 ③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기업별 노동조합의 전통을 유지해 산업별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미흡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경제환경 변화로 산별노조 설립이 본격화 됐다. 구조조정 등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개별기업노조의 한계에 대처하기 위해 산별노조 설립을 추진한 것이다.

본지는 울산의 거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등을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산별노조의 탄생 과정에서의 문제점, 현 실태, 발전방안 등을 4회에 걸쳐 게재한다.

글싣는 순서

1. 산별노조시대의 의미, 그 현황과 조직체계

2. 2007년 산별노조 무엇을 남겼나.

3. 산별노조 비정규직 노조와 풀어야 할 문제점.

4. 산별노조의 올해 전망과 발전 방향.

많은 노동 전문가들이 산별노조의 모범을 독일식으로 꼽는다. 독일 산별노조의 경우 직종·업종별 임금격차가 거의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중앙교섭으로 한 번에 모든 교섭이 끝나 비용도 절감하는 이상적인 모델이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문제점으로 대두되면서 단위노조의 특성에 맞는 교섭과 임금 격차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동조합의 산별전환이 현재 핵심적인 쟁점으로 되어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는 특효약이라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노동계는 적어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연대를 가로막는 노동운동 내부의 중요한 걸림돌은 산별노조 전환으로 제거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산별전환 후 지부단위 교섭도 힘들어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교섭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조직 노동이 비정규직을 포함한 미조직 노동자의 문제에 주체적으로 접근함에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것은 그들을 조직적으로 대표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조직(비정규)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기 조직화의 인적, 재정적, 제도적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물적 토대조차 형성되지 못해 각 지부에만 의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는 기존 노조의 산별노조로의 전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과도기적 이원적 체제를 유지함에 따른 부작용으로 풀이된다.

■ 비정규직에 전폭적인 투자 미지수

기존 노조가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적극적 조직화를 통해 노동운동 전체를 새로이 혁신하는 기풍을 일으켜 세운 대표적인 사례인 미국의 서비스노조(SEIU)의 경우 1990년대 10여 년간에 걸쳐 조직자원의 1/3(노조 재정의 30% 이상, 상근 인력의 1/3 이상)을 여기에 투입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서비스노조는 그 성과를 기초로 새로운 조직화 방침을 천명했는데 그들에 의하면 앞으로 노조 재정의 70%를 이 사업에 투입했다는 것. 한국의 산별노조가 이 정도로까지 나설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도 있지만 한국의 현실에 맞는 산별을 이끈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조직화를 위한 투자가 한국에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려야 될 지는 미지수다.

■ 과도기적 체제 양극화 우려

다만 이 기간 동안 더욱 양극화를 가져다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다가오고 있어 비정규직을 보호할 대안이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민주노총의 2008년 사업계획은 2월까지 인수위 대응, 4월 총선투쟁, 5-7월 집중 산별임금단체투쟁, 9월 하반기 정기국회 대응 투쟁, 4월부터 내년까지 공공부문 공동투쟁(공공연맹, 공무원, 전교조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예년과 비슷한 계획이다.

문제는 현재 민주노총의 조합원 조건 상 투쟁조차 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간부 중심의 생색내기 식 투쟁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산별체제로 가기 위한 것에만 신경을 써느라 몸집은 커졌지만 그 몸집을 추스르는데 집중하다보니 비정규직 문제에 소홀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노동운동 활동가들은 노동조합 내부의 우경화 경향을 방어하는 한편 노동조합 내외를 가로지르는 역동적인 운동의 구심을 형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밝히고 있다.

■ 이랜드-뉴코아 문제 자생력 필요

2007년 이랜드-뉴코아 투쟁이 지역연대 속에서 역동적으로 투쟁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민주노총의 상황이 단시간 내에 변화되기 어렵다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역동적인 운동의 흐름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노동조합 내부를 변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일부 노동계 인사들은 2008년 예상되는 주요한 투쟁 과제들,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 투쟁, 교육 시장화 저지 투쟁, 비정규직 투쟁을 위한 지역 연대운동 네트워크, 변혁적 노동자 운동 활동가들의 지역 네트워크를 노동조합, 정파를 초월해 꾸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의 산별체제에 있어 아직까지 제 목소리를 내기는 힘든 상황을 감안할 때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 지난해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이 된 이랜드-뉴코아 투쟁이 또 다시 밀려난다면 비정규직 운동은 또 다시 몇 년은 후퇴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운동 활동가들은 이랜드 투쟁은 무조건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란 물음에 대한 답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비정규직 산별은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국형 산별노조의 완성에 앞서 비정규직 산별노조와 함께 투자와 지원, 연대를 갖추는 네트워크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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