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형상의 반란을 꿈꾸다
일상 속 형상의 반란을 꿈꾸다
  • 김경진 기자
  • 승인 2009.09.01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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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미대 출신 4인 ‘형상으로서의 온유’展
울산대학교 미술대학 출신 4명이 2일부터 30일까지 중구 중앙동 목호문화공간 3층 ‘대안공간 고래’에서 ‘형상으로서의 은유’전을 마련한다. 개막식은 2일 오후 6시 30분.

이번 전시회는 서양화 전공 강가애, 강은경, 김규남과 동양화 전공 안은경이 각자 다른 개성이 담겨 있지만 공통된 주제인 ‘은유’로 총 16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강가애는 ‘아이스크림’을 소재로 인간의 말초적인 오감과 육감, 시간성을 담았다.

작품 ‘Marilyn cream’는 섹시배우의 상징 마릴린 먼로의 얼굴을 아이스크림과 부합시켜 맛과 순간이 선사하는 오감, 즉 ‘삶’의 시간성과 ‘살’의 가변성을 아이스크림이 흘러내리는 모습으로 나타냈다.

강씨는 “달콤함, 향기로움 등으로 나를 유혹하는 아이스크림은 먹어 보고 느끼는 맛이 아닌 이미 머릿속에 기억돼 있는 맛”이라며 “그 기억된 맛이 이번 캔버스에 상징을 통해 구현되고 다시 그 오감을 불러온다”고 설명했다.

머리카락의 표면·촉감을 그린 강은경은 작품 ‘촉감의 비밀’을 통해 우리 신체의 일부로 무신경이지만 자라고 있는 머리카락으로 비밀스러운 촉감을 표현했다.

강씨는 “풀면 귀신같이 되기도 하지만 단정히 다듬으면 여성적 매력이 한껏 발산되는 머리카락의 꿈틀거림적 촉감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규남은 그림이라는 갇힌 공간을 삶에 비유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일들의 자극을 극대화시키거나 간결화 해 이야기를 나열했다. 특히 한정된 공간인 화분에서 머리만 빼꼼히 내민 채 이쑤시개의 자극을 받고 있는 인간의 모습이 담긴 작품 ‘숨어서 나는 꿈 꾼다’가 인상적이다.

김씨는 “내 작품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평범하게 흩어져있고, 늘 당연하듯 지나가버리는 대상과의 해프닝을 다시 상기시켜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은경은 여행가방과 반토막 나 하반신만 존재하는 인간으로 인간 내부에 스며 있는 습성에 대해 꼬집었다. 작품 ‘일탈속 즐거움’은 우리의 습성 중 유목민의 습성을 끄집어내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를 발산했다.

“‘디지털 노마드’, 자동차나 첨단 정보통신으로도 우리는 공간을 넘나드는 여행을 즐기고 있다”는 안씨는 “떠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들뜬 똑같은 마음으로 떠나지만 그 여행가방에는 사람들만의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심수구 울산대 미대 교수는 “형상 작업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매개체로 해서 은유적으로 표출하는 작가들은 많지 않다”며 “이번에 전시회를 갖는 4명의 작가는 형상으로서의 표현은 각각 다르지만 후기미술 작업이라는 공통된 점을 가진 기대되는 젊은 작가들”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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