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무위사 극락전 아미타후불벽화, 송광사 화엄전 화엄탱 3건 국보지정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무위사 극락전 아미타후불벽화, 송광사 화엄전 화엄탱 3건 국보지정
  • 김경진 기자
  • 승인 2009.08.3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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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청장 이건무)은 지난 8월 18일 문화재위원회(동산문화재분과)를 열어 30일간 국보 승격을 예고했던 보물 제200호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석불’ 등 국가지정문화재(보물) 3건에 대한 국보 지정을 확정하고 9월 1일 관보에 지정 고시한다.

이번에 국보로 승격 지정된 보물 제200호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석불’, 보물 제1313호 ‘무위사 극락전 아미타후불벽화’, 보물 제1366호 ‘송광사 화엄전 화엄탱’ 등 3건의 문화재는 각각 국보 제312호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국보 제313호 ‘강진 무위사 극락전 아미타여래삼존벽화’, 국보 제314호 ‘순천 송광사 화엄경변상도’ 로 명명 됐다.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은 경주 남산에 있는 수많은 불상 중 대표적인 마애불상군으로 넓은 면의 암벽에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본존과 입상의 두 협시보살상을 높은 부조로 표현했고, 그 앞쪽 사면석주의 각 면에는 비슷한 크기의 불좌상을 부조하여 모두 일곱 구(軀)로 구성돼 있다.

삼존상은 절제된 얼굴표정, 적합한 신체 비례와 탄력 넘치는 양감, 그리고 유려한 선의 표현 등에서 통일신라시대 전성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조각 기술과 예술적 감각, 그리고 종교적인 숭고미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삼존상 앞에 놓여 있는 사면석주에는 각 방위를 주재하고 있는 부처님의 형상을 새겼는데, 이곳의 사방불은 이후 전개될 석탑 사방불의 조형(祖形)이 된다는 점에서도 매우 큰 조각사적 의의가 있다.

‘강진 무위사 극락전 아미타여래삼존벽화’는 무위사의 주불전인 극락보전 불단 뒤편 후불벽면에 그린 아미타여래삼존도로 화면 중앙의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관음·지장보살을 좌우에 배치하고, 상단 구름 속에 상반신만을 표현한 여섯 구의 나한상과 4구의 화불(化佛)을 배치했다.

이 벽화는 1476년(성종 7)이라는 제작시기와 조성 주체, 그리고 조성한 작가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 초기 불화 연구에 있어 기준이 되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또한 굵고 가는 선과 밝고 부드러운 색채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생동감 넘치는 종교 예술로 승화시킨 최고의 걸작품이며, 양식적으로도 고려후기 불화양식을 계승하면서도 조선 초기 새롭게 대두된 양식을 반영하고 있는 조선전기 불화를 대표하는 벽화이기도 하다.

‘순천 송광사 화엄경변상도’는 ‘화엄경(華嚴經)’ 역본 중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80 화엄경에 의거해 일곱 장소에서 아홉 번의 설법이 행해지는 칠처구회(七處九會)의 설법 장면을 하나의 화면에 그린 불화이다.

송광사 화엄경변상도는 화기를 통해 1770년(영조 46) 무등산 안심사에서 조성해 송광사 대화엄전에 봉안했고, 18세기 후반 조계산을 중심으로 활약했던 연화(蓮華)를 비롯한 13명의 승려화가들이 참여해 그린 것이다.

이 작품은 국내에 알려진 채색 화엄경변상도 중에서 연대가 가장 앞서며, ‘화엄경’ 의 칠처구회의 복잡한 설법장면을 한 화면에 빈틈이 없을 정도로 밀도 높게 묘사하면서도, 정확한 표현력과 계획적이고 완벽한 구성력, 그리고 빼어난 필력과 조화로운 색채감을 극대화시켜 맑고 산뜻한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낸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불화로 볼 수 있다.

동산문화재 분야에 있어 국보의 추가는 제310호 ‘백자대호’ 가 지정된 2007년 12월 17일 이후 처음이다.

/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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