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숙
앙 숙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2.1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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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간지 중 쥐가 소 보다 먼저 자리 잡게 된 전래 구전은 들을 수록 재미있다.

옛날, 하늘의 대왕이 정월 초하룻날 천상 문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동물들에게 지위를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서로 먼저 도착키 위해 열심히 수련을 쌓고 있었는데 소가 가장 열심히했다. 몸집도 작고 힘도 약한 쥐가 이를 보고 소를 이용해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다.

마침내 당일 날 아침 소가 천상 문에 제일 먼저 도착했지만 소 몸에 붙어 있던 쥐가 도착 순간 뛰어 내려 문을 통과 해 버렸다. 그래서 쥐가 12간지 중 첫 번째를 차지하게 됐다는 얘기가 있다.

쥐가 재치와 예견 본능을 갖추고 있으며 어려운 여건 속 에서도 살아남는 근면한 동물임을 상징하는 설화의 일부분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꾀 많은 쥐 때문에 고양이가 12간지에서 빠지게 된 사연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천상 문에 도착해야 될 날짜를 정확히 몰랐던 고양이가 쥐에게 물었을 때 ‘정월 초사흘’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쥐는 경쟁자 중 한 명을 제낄수 있었다. 구비전승이긴 하지만 쥐의 또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때부터 쥐와 고양이는 앙숙이 됐다고 한다. 앙숙으로 치자면 개와 원숭이도 만만찮다. 부딪치기만 하면 싸우는 양측을 ‘견원지간’이라고 하는 것도 이에서 유래 됐다. 개도 한 때는 야생동물 이였으니 들판에서 먹을 것을 구해야 했을 게다.

자신보다 몸집이 작고 힘이 약한 원숭이를 겨냥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였음에 틀림없다. 잡아먹으려고 덤벼드는 개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며 소리 지르는 것 또 한 원숭이의 생존 방편 이였을 것이다.

견원지간 못지않게 개와 고양이도 앙숙 관계에 있다.

그러나 요즘은 상당히 양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TV화면에서 종종 발견한다.

강아지를 돌봐 주는 고양이, 고양이 새끼를 품고 있는 어미개가 그 것이다.

앙숙 관계가 절대적인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시간이 흐르면 앙숙도 가끔 오월동주로 변모 할 수 있음을 실감하는 부분이다. 동물 세계가 이럴 진 대 인간사회는 더 말 할 것도 없지 않을까?

어제의 적이 영원한 적인 것만은 아니다. 영원한 앙숙은 없다. 특히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종족끼리의 앙숙 관계는 잠시 일 뿐이다. 다만 그 것을 변화 시킬 수 있는 묘약이 필요 하다는 것이다.

‘화해, 용서, 존중’은 마음속에 깔려 있는 얼음을 녹일 수 있는 유일한 비방 책이다.

크게는 남북 관계에 그 것이 필요하고 국내적으론 지역 편견도 그 방책이 필요하다.

울산지역 공동체 내의 갈등, 빈부격차, 위화감을 해결하는 데 에도 그런 묘약이 필수적이다.

무자년 새해엔 쥐의 영민 함과 근면함은 배우되 고양이에게 행한 기만은 절대 본받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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