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자 찾아 반평생 이춘걸씨
독립유공자 찾아 반평생 이춘걸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8.12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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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힘되고 싶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독립유공자의 명예와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울산지역의 한 보훈단체 회장이 반평생을 지역의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데 온 힘을 쏟고 있어 화제다. 울산 병영3.1독립만세운동유족회의 이춘걸(77)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병영3.1독립만세운동은 1919년 서울에서 3.1독립만세운동이 벌어진 한 달 뒤인 4월4일과 5일 울산시 중구 병영동에서 일어난 독립만세운동이다. 언양3.1독립만세운동(4월2일), 남창3.1독립만세운동(4월8일)과 함께 울산의 3대 독립만세운동으로 꼽힌다.

초등학교 교장 출신인 이 회장의 부친과 삼촌이 병영3.1독립만세운동에 주도적으로 나선 고 이종근, 이종룡 선생이다. 울산지역에서 유일하게 형제가 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한 것이다.

이 회장 역시 형 이춘해씨와 함께 6.25전쟁에 참전한 국가유공자이기도 해 2대에 이르는 국가유공자 집안이다.

이 회장은 1919년 독립만세운동으로 징역 2년의 옥고를 치른 아버지 고 이종근 선생의 독립유공자 공적 입증자료를 찾지 못하다가 1977년 우연한 기회에 관련 기록을 힘겹게 찾아내 아버지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안겨 드렸다.

그는 일제 시대 옥고를 치른 아버지의 공적 입증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독립유공자임을 입증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법원에 근무하던 친구의 조언으로 행정기관에 보관돼 있던 일제 치하 당시의 수형자 또는 범죄인 명부를 확인, 국가보훈처에 입증자료로 낼 수 있었다.

이 회장은 수형자 명부로 아버지의 공적 입증자료를 찾아냈던 방법으로 이후 울산의 3대 3.1독립만세운동인 병영, 언양, 남창3.1독립만세운동에 참여한 다른 독립유공자를 확인하는데도 팔을 걷었다.

그는 “똑같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유족이나 후손이 없어 독립유공자로서의 명예나 영광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나름대로 노하우로 조그마한 힘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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