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작천정 불법노점 ‘강제대집행’ 초강수
울주군, 작천정 불법노점 ‘강제대집행’ 초강수
  • 김원경
  • 승인 2023.03.2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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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축제 앞두고 전국서 몰려든 상인들 반발… “공공질서 어지럽히는 불법행위 강력 대처”
22일 울산시 울주군 삼남읍 작천정 벚꽃길 일대 노점상인과 울주군 집행 인력이 오전부터 2시간 넘게 대치한 끝에 오후 1시께 상인들이 불법 몽골텐트를 자진 철거하고 있다.
22일 울산시 울주군 삼남읍 작천정 벚꽃길 일대 노점상인과 울주군 집행 인력이 오전부터 2시간 넘게 대치한 끝에 오후 1시께 상인들이 불법 몽골텐트를 자진 철거하고 있다.

 

“천막 철거는 우리 다 죽어라는 소리입니다. 손대지 마세요.”

“지난달부터 천막 설치 금지 안내해도 막무가내입니다. 모두 철거할 겁니다.”

‘작천정 벚꽃축제’를 이틀 앞둔 22일 울산시 울주군 삼남읍 작천정 벚꽃길 일대 설치된 몽골텐트 아래에서 격양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울주군이 해마다 작천정 벚꽃길 주변에 난립하고 있는 불법노점에 대해 ‘행정대집행’이라는 초강수를 내밀었다.

군은 민원의 온상이었던 불법노점을 철거해 상춘객들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꽃길을 선보이겠다는 것인데 상인들은 생계를 위협하는 행위라면 거세게 항의했다.

이연호 행사팀장은 “코로나로 4년 만에 축제가 열려 모처럼 기대가 높았는데 이건 죽어라는 말 밖에 안된다”며 “울주군이 축제 권한을 축제추진위원회에 주면서 소통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야시장을 기다리는 시민들도 많이 계신다. 추진위에만 보조금만 줄 게 아니라 27년간 해온 노점도 군수 재량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벚꽃길 옆 공터인 신불산군립공원 수남집단시설지구에 설치된 몽골텐트만 150동이었다.

노점상인들과 경찰, 공무원, 용역 등 울주군 집행 인력 180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2시간 넘게 대치한 끝에 결국 오후 1시께 상인들이 천막을 자진 철거하기 시작했다.

이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상인들은 “말도 안된다”, “서민들 다 죽이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부천에서 왔다는 한 상인은 “3일 전부터 전남, 부천, 영주 등 전국에서 상인 1천여명이 왔는데 다 빈손으로 돌아가게 생겼다”면서 “차라리 천막 설치 전에 이렇게 막던지 임대료에 숙소비·식비 등 상인들 피해만 막심하다”고 토로했다.

한 지주는 “땅이 공원에 묶여 아무것도 못하고 세금만 약 500만원”이라며 “축제시즌에라도 행사팀 임대료 수입을 받아야 사는데 난감하다”고 했다.

지난 수십년 간 벚꽃철만 되면 자연공원인 수남집단시설지구에는 사유지를 임대해 각설이 품바공연과 먹거리 장터 등 전국에서 노점상인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다 보니 전국 명소에 걸맞지 않은 ‘무질서한 야시장’이라는 지적과 함께 오물 투기와 악취, 소음 등 민원이 빗발쳤고, 이에 군은 2017년 공식적인 벚꽃축제를 마련한 다음부터 노점에 대한 계도와 단속을 시작했다.

이날 1시에 시작된 몽골텐트 철거는 큰 충돌없이 오후 6시께 모두 완료됐다.

울주군 관계자는 “그동안 작천정 벚꽃축제 기간 수차례 반복적으로 불법시설물이 설치됐고, 올해도 불법행위 금지 계도와 단속을 벌였으나 이에 불응해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게 됐다”며 “축제 방문객의 편의 및 원활한 행사 진행을 위해 공공질서를 어지럽히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강력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4회 작천정 벚꽃축제는 울주작천정벚꽃축제추진위원회 주최로 24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5일간 삼남읍 작천정 벚꽃길, 다목적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개막식 등 본행사는 오는 31일과 다음달 1일 이틀간 마련된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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