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4)] 지속가능한 장수기업이 되려면
[제17회 ‘울산 화학의 날’ 릴레이 특별기고 (4)] 지속가능한 장수기업이 되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3.2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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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들이 많이 힘들다. 엄살이 아니다. 대부분 자금난에다 인력난까지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때다.

주요 도시들은 전부터 경쟁력 있는 향토 중소기업을 장수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울산은 태생적으로 바닷가에서 석유화학산업을 비롯하여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등 대한민국 3대 주력산업을 세계적인 산업군으로 성장시킨 대표적 산업도시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대기업이 중심인 울산은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상생협력과 산업 스펙트럼 확산을 위하여 기술력을 갖춘 모범 장수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는 산업현장의 보일러에서 발생하는 증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냉각수·식수·기타 용도의 물을 이송하는 장치인 펌프 설비의 에너지 고효율 진단 등을 통해 전기에너지 절감을 목표로 생산에 임하고 있다. 당사의 생산현장에 들어서면 직접 개발한 각종 장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한쪽에선 신제품과 관련된 R&D(연구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선박의 환경설비와 석유화학 플랜트의 공정 유틸리티에 적용되는 펌프는 적용 유체 종류가 다양하고 흡입 및 토출 등 운전과 설치 기준이 매우 다르다. 물 이외에는 위험한 유체가 대부분이다. 그러므로 이들을 운반하는 펌프는 선박의 운항 및 공장의 핵심 기자재여서, 고장이 나면 운항과 운전이 불가능해진다. 또한, 자율운항 선박은 주요 핵심 장치나 기자재는 선박 외 원격지인 항만통제국에서 제어해야 한다. 따라서, 선박의 핵심 기자재인 펌프의 안드로이드 환경을 기반으로 운전자 관리 측면에서 실시간 상황을 체크하며, 펌프에 이상이 발생하면 모바일기기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원격지에서도 펌프 상황을 진단하고 처리할 수 있는 기술과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조선산업은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 및 안전에 대한 규제 강화, 에너지 저감기술 등 녹색기술 개발과 ICT 융·복합화를 통한 인간편의 및 안전 중심의 기술 수요 확대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또한, 저가 수주와 전폭적인 정부 지원에 힘입은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에 4차산업혁명 및 ICT/SW 융합에 대한 키워드가 조선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관련 기자재의 ICT 기술 적용과 이를 통한 가치 고도화를 통하여 제품의 신뢰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신규 서비스를 창출한다.

IMO와 세계 각국은 NOx(질소산화물)와 SOx(황산화물)가 대기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기에, 환경규제법을 만들어 선박 및 육상 발전설비 등의 배출 오염기준을 충족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당사는 국내 BIG-3 대형선사에 엔진 배기가스 처리장치인 SCR(선택적 촉매환원법) 시스템용 암모니아 주입 펌프와 EGR(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시스템용 해수 펌프를 공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선박의 대기 환경, 안전에 대한 규제를 만족함과 동시에 향후 선박 자율운항에 대한 기준을 충족한다.

울산시는 본사와 주사업장이 울산이며 업력 30년 이상이자 상시 고용 10인 이상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업력, 건실성, 지역경제 기여도, 핵심 역량, 기술혁신 노력 등을 평가해 작년 말에 당사를 비롯한 5개사를 선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창업 후 30년 이상 된 장수 중소기업 비율이 약 2~3% 수준에 불과하며, 업력이 100년 넘는 장수기업도 7개에 불과한 데 비해 일본은 3만3천개가 넘는다. 지방소멸 방지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도 향토 장수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지자체 차원에서 인재양성, 컨설팅 등을 집중 지원해야 한다.

100년 모범 장수기업이 되려면 스마트한 신기술 개발로 고객가치 제공, 고객과의 지속적인 신뢰 형성, 좋은 일터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공헌, 에너지 절감의 핵심 기업가치에 ICT 융복합기술 적용 등 4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에너지 절감을 실천하며 시대적 소명인 탄소중립과 ESG 경영 등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김수연 ㈜야정 대표이사, 울산산악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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