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 정백락
낚시 / 정백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2.16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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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파도의 손을 당겨 잡아 주었다

윤슬이 딸려 나오고

해가 매달려 안긴다

오늘-참 맛있겠다

어디 한번 잘 요리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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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다에 아침을 알리는 해가 쑥 올라오고 있습니다.

매년 첫해를 보려고 동해의 바닷가에 새벽 찬바람을 이기며 몰려든 사람들은 가슴속에 자신만의 믿음 하나를 떠오르는 해에 맹세할 겁니다.

해는 매일매일 다시 떠오릅니다. 첫해는 처음이라는 상징성을 가질 뿐 매일 뜨는 해와 다를 게 없습니다. 대상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면 그 대상은 타인의 것이 아닌 나의 것이 됩니다.

정백락 작가는 바닷가에서 일출을 보며 해가 떠오르는 게 아니라 자신이 낚시해서 건져 올린다는 상상력을 동원합니다.

겨울 아침에 싸늘한 파도의 손을 잡아당겼는데 윤슬이 딸려 나오고 해가 매달려 안기는 자신이 세상을 창조하는 능동적 입장입니다.

이렇게 해가 떠오르는 게 아니라 수동적으로 딸려 나오는 해에서 오늘이라는 하루의 시작을 참 맛있게 요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침마다 일어나기 힘들어 알람을 끄고 몇 번을 뒤척이다 출근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켜 일어납니다.

어떻게 보면 내 의지로 사는 삶이 아닌 환경에 의한 수동적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정백락 작가의 시처럼 우리는 스스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늘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맛있게 요리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삶을 살아갈 것인지 타인의 손에 끌려서 가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선택으로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매일 뜨는 해를 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타인의 길이 아닌 자신의 하루를 개척합시다.

정백락 작가의 시처럼 오늘 요리는 참 맛있었고 내일은 더 맛있게 요리하는 하루를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의 재료를 써서 요리해 봅시다. 글=박동환 시인

글=박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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