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도 / 손설강
설계도 / 손설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2.0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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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이 필요 없는 겨울 동화

흙먼지 따위는 툴툴 털어내고

정갈한 사색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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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울산에도 강풍을 동반한 북극발 최강 한파로 최저기온 -1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눈은 구경도 못했는데 이렇게 추워도 되는 것인지, 눈 덮힌 놀이터 모습이 환상적인 손설강 시인의 디카시 ‘설계도’를 감상합니다.

이제 음력 설도 지났으니 2023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계묘년을 시작하며 다이어트, 담배 끊기, 공부하기 등 목표를 설정하고 멋진 설계도를 작성해서 실천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기기 장치를 만들기 위해 설계를 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제가 보기에도 이 작품은 이미지가 압권입니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뛰어나가 그네 뛰며 미끄럼틀도 타고 싶어집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겨울 동화 / 흙먼지 따위는 툴툴 털어내고 / 정갈한 사색에 잠긴다”라고 합니다.

카페 디카시마니아 댓글에서도 이 작품의 제목은 設計圖가 아니라 雪季圖로 다가온다고 읽었습니다.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 이미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음악을 듣고 싶고, 커피한잔을 마시고 싶고, 그림을 그리고 싶고, 시를 쓰고 싶게 만듭니다.

그렇게 설명이 필요 없는 겨울 동화가 펼쳐진 저 雪季圖 안을 제일 먼저 거닐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하는 손설강 시인의 디카시 ‘설계도’를 함께 감상하며 오늘은 정갈한 사색에 잠겨 보시길 바랍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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