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아케이드, 불연성 물질로 갈아야
전통시장 아케이드, 불연성 물질로 갈아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2.0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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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 전통시장 아케이드의 76%가 화재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문제는 지난 1일 중구의회 문희성 의원이 중구청장에게 보낸 서면질문을 통해 제기했다.

문 의원은 질문에서, 지난해 말 42명의 사상자를 낸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를 먼저 떠올렸다. 이어 “중구 전통시장 아케이드도 가연성 플라스틱 재질이어서 화재 위험이 크다며 아케이드 재질을 강화유리 등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중구 11개 전통시장 16개 구간에는 아케이드 2천939m가 설치돼 있고, 이 중 76.5%가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로 시공됐다. PC는 충격에 강하고 가격이 싼 이점 때문에 자동차와 가전제품, 안전 헬멧에 이르기까지 널리 쓰이는 편이다.

문 의원은 화재 위험이 큰 아케이드로 병영시장과 선우시장 아케이드를 지목했다. 낡아서 보수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전통시장 11곳의 노후 아케이드를 불연성 소재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단계별 교체’, ‘장기적 검토’라는 표현을 구사했다. 중구청의 예산 형편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답변에 나선 중구청도 ‘예산 문제’를 끄집어냈다. “아케이드 천장을 강화유리로 갈아치우려면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구조물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이 약 2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노후 아케이드 구조물 보강과 안전관리에 더욱 힘쓰겠다”는 말로 답변한 것이다.

그러나 ‘단계별 교체’나 ‘장기적 검토’는 적절한 대안이 못 될 수도 있다. 정부 움직임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 국토교통부는 2일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도로 방음시설 화재안전 강화대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에 따른 후속 안전대책인 셈이다.

그렇다고 국토부 대책에 빈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방음터널 화재 당시 불쏘시개 구실을 했던 PMMAA(폴리메타크릴산메틸) 소재를 PC나 강화유리로 서둘러 교체하기로 했지만 ‘PC는 잘못된 선택’이란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관점에서 보면 PMMA나 PC나 큰 차이는 없다. 불꽃 온도가 600~700도에서 1천 도까지 올라가면 PC도 불에 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어쨌거나, 예산 타령이 빠져나갈 구멍이 될 수는 없다. 전통시장 아케이드 문제를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어떻게 찾을지 고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이 사안은 울산 전체 전통시장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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