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보궐선거의 막 오르다
교육감 보궐선거의 막 오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1.26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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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남북전쟁의 영웅 존 J 던바 중위는 한 방의 총성을 뒤로 하고 서부로 떠난다. 속세를 뒤로 하고 광활한 황야로 떠는 전환점이 인상적이었다. 누군가는 기억할 것이고 누군가는 그러한 장면이 있었는지도 모를 한 장면이 최근 기억이 났다. 이 장면은 1990년 개봉돼 아카데미상 7개를 휩쓴 ‘늑대와의 춤을’에서 나왔다. 당시 무언가와의 단절을 표현하는 장면으로 인상이 깊게 뇌리에 박혀 있었던 모양이다.

이 기억이 난 것은 고(故) 노옥희 교육감의 별세 때문이다. 울산시교육청 출입기자로 고(故) 노옥희 교육감의 별세를 옆에서 지켜봤다. 지난해 12월 8일 갑작스런 ‘심근경색’으로 별세한 후, 울산시교육청장과 시민사회장의로 장례, 그리고 지난 25일 49재 추모제까지다.

지난 25일 49재 추모재에 참석했을 때, 문득 그 기억이 떠올랐다. 향년 64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고, 노 교육감은 우리 시대의 한 세대를 마감한 상징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다.

노 교육감은 교사로 노동운동가로, 민주화 운동가, 마을 운동가로 지난 시대의 질곡을 온 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왔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사회상과도 다름이 아니다. 그런 사람이 떠났다.

아쉬웠다. 울산시민들이 노옥희 교육감의 별세 소식을 애석해 한 것은 그가 남긴 교육의 진정성 때문이었다. 노옥희 교육감의 이전과 이후의 울산교육은 확연히 달랐고 시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청렴을 1순위에 뒀고, 교육복지가 준 혜택, 공동체 교육이 갖는 힘. 미래의 역량을 키워갈 인재를 육성하는 방식에 높은 지지가 뒤따랐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 하지 않는 울산교육’이라는 슬로건은 큰 울림으로 남았다. 실제 노 교육감은 교육감 재임시설, 한 명의 학교 부적응 학생 졸업을 위해 폐교를 1년 늦추는 진정성을 보여 줬다.

그의 사명서도 큰 울림이다. 노 교육감의 묘비명에는 사명서 일부 구절이 쓰여져 있다. 묘비명은 ‘교육·노동·민주화운동의 큰 산 노옥희의 묘’다.

“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구태여 많은 것을 배우지 않아도 생활하는 가운데 삶의 지혜를 터득한 옛 어른들의 교훈을 배우기 위해 노력해 갈 것이다. 그동안 약속한 많은 일들을 죽을 때까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함께 해왔던 많은 노동자, 서민들에게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변치 않고 간직하는 것으로 함께 할 것이다.”

이렇게 49재 추모제를 끝으로 고(故) 노옥희 교육의 시대가 마감됐다.

노옥희 교육 시대의 마감은 오는 4월5일 제10대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로 다시 시작된다.

현재 교육감 선거에 도전하는 예비후보는 이성걸(전 문수초 교장) 전 교통회장, 김주홍 울산대 명예교수, 오흥일(전 교육위원) 전 울산시체육회 사무처장, 구광렬 울산대 명예교수 등이다.

여기에 ‘노옥희 교육’을 잇자는 움직임이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총 5명의 교육감 후보들이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사전선거운동 기간 각 예비후보들은 모두 노옥희 교육의 장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잘 된 것은 정책을 계승하고 거기에 새로운 울산교육을 설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앞으로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울산 교육’의 무엇이 그려질지 기대가 크다. 앞서 노옥희 교육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탕’

존 J. 던바 중위가 광활한 서부로 향한 것처럼 새로운 울산교육의 미래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어떤 제10대 울산교육감을 선택할 지, 지금부터 유권자들의 깊은 관심이 필요할 때다.

정인준­­­­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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