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마스크 수업’
‘노 마스크 수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1.2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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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밖에서나 안에서나 항상 마스크로 얼굴 절반을 가리고 답답하게 생활했는데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의료기관과 대중교통 등 특수 시설을 제외하고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겠다고 하니 기다리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내로 들어오면서 우리의 생활은 엄청난 변화를 겪어야 했다. 매일같이 코로나19 감염자를 체크하고 통계를 문자로 통보해 주고 뉴스 시간마다 확진자와 중증환자와 사망자 수를 보도하는 바람에 매일 매일을 공포와 긴장 속에서 살아야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네 명 이상이 모이지도 못하는 인원 제한과 함께 영업시간마저 제한이 되었고, 교회의 예배도 인원 제한으로 상상도 못 했던 온라인 예배까지 시도되었으며, 각종 종교행사도 올스톱 상태가 되었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면서부터는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이 빚어지기도 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전 국민이 사명감을 가지고 코로나19 백신도 수차례 맞았다. 아마도 이런 노력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벌써 3년째 집을 나갈 때면 챙기는 것 중의 하나가 마스크다. 매일 마스크를 쓴 채 살다 보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허전할 지경이 되었다. 예배를 드릴 때도 마스크를 쓰고 식사도 하지 않기 때문에 성도들의 온전한 얼굴을 보지 못한 지가 벌써 삼 년이 되었다.

한번은 주일학교 어린이가 초등학생 때 코로나가 왔는데 그사이에 중학생이 되었다. 마스크를 쓴 모습만 보다가 식당에서 마스크 벗은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그동안 아이가 많이 자라서 알아보지 못할뻔한 적도 있었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어린이들이나 선생님도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다 보니 선생님 얼굴도 온전히 보지 못하고, 친구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언어전달도 잘 안 되는 데다 표정도 보지 못해서 정서적으로도 언어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있었다.

그런데 중대본에서는 30일부터 의료기관과 대중교통을 제외하고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자유롭게 하겠다고 한다. 이제 마스크 착용은 각자의 선택사항이 될 것이지만 아직도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여전히 많이 나오고 있어서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것은 너무 좋지만, 우리가 유념해야 할 것이 있다.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노 마스크 수업’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마스크를 쓰든지 벗든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들이 직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것도 힘들지만 어린이들과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하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다시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건강한 어른들이 더욱 조심 또 조심하여 노 마스크 수업을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거리 제한이 풀렸다고 너무 많은 사람이 이태원으로 몰려 불행한 참사가 발생했던 일을 기억하며 마스크 해제가 독이 되지 않도록 모두가 절제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범사에 여러분에게 모본을 보여준 바와 같이 수고하여 약한 사람들을 돕고 또 주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신 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하심을 기억하여야 할지니라.”(사도행전 2장 35절)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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