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녹 / 홍지윤
[디카+詩]녹 / 홍지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1.19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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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은니 같은 내 품속에도

살아 펄떡이는

목숨하나 키우며 산다

너의 생이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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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윤 시인의 디카시 《녹》을 감상합니다.

산화작용으로 쇠 같은 곳에 생기는 물질이 녹입니다.

어쩌면 갈아 먹고 부식한다는 의미여서 그 어디에 녹쓸다 라고 하면 왠지 끝났다, 어디에도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어 녹이 과연 좋은 것은 아니다는 나의 개관적인 생각입니다.

그런데 홍지윤 시인은 펄떡이는 목숨 하나 키우며 산다고 하였습니다. 새로운 발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녹슬고 있는 기계 덩어리는 닦아도 닦아도 새것처럼 하기가 힘든 일입니다. 또 열심히 사용하고 매일 닦았더라면 녹슬 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사람 마음도 매일 닦지 않으면 수양하지 않으면 녹이 슬어 부식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녹슨 마음들이 무리지어 또 다른 무리를 시기하고 배척하는 일을 요즘 너무 자주 보는 거 같아 안타까운 적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발전이 없고 도태 되어가는 것입니다.

2023년 새해가 시작한 지도 열흘이 넘었습니다. 아직도 마음이 녹슬어 있는데 모르고 있다면 한 번쯤 되돌아봅시다.

보이는 겉모습만 자꾸 닦을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에 녹도 닦는 한해가 됐으면 합니다.

글=박해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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