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재개발 추진위 회의 ‘아수라장’
주택재개발 추진위 회의 ‘아수라장’
  • 김지혁 기자
  • 승인 2008.02.0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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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싸움에 다치고 회의장 변경 등 007 작전 방불
중구 우정동 B-08지구

4일 열렸던 울산시 중구 우정동주택재개발 사업 B-08지구 추진위원회 회의가 주민과 경호업체 종사자, 추진위원들이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이 출동하고 주민이 다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추진위원장 김모씨는 주민반대를 무릅쓰고 한 시간 간격으로 회의장을 옮기며 회의를 속개하려해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고 일부 주민들은 전했다.

당초 이날 오후 2시에 예정된 추진위원회 회의는 일부 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됐다.

회의 전날인 3일 저녁 주민과 추진위원회 집행부간 한바탕 입씨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추진위원장 김모씨는 이날 회의 시작 전 주민들의 반발이 시작되자 경호업체 사람들의 경호를 받으며 회의장을 빠져나간 뒤 각 추진위원들에게 회의를 한 시간 연기한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세지를 보냈다. 이에 일부 추진위원과 주민들은 다시 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무산시키려 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여져 주민 황모(63)씨가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추진위원장 김모씨는 이후 오후 4시 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회의를 속개한다는 문자메세지를 각 추진위원들에게 재 전송한 뒤 주민들과 대치했다. 이날 회의에는 건축사무소 및 도시계획업체와의 계약 체결과 재원조달 협의내용 등을 결의할 예정이었다. 일부 추진위원과 주민 등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집행부가 사업을 추진하는데 투명성이 결여됐다며 총회 사용 경비 등에 대한 회계 감사를 요구한 바 있다.

주민 이모씨는 “현 집행부가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제 멋대로 주택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부 집행부 의지대로 재개발 사업이 좌지우지 되는 것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추진위원장 김모씨는 “오늘 회의는 원안대로 모든 안건이 가결됐다”며 “회의 진행 과정에도 무리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특히 이날 회의 과정을 참관한 중구청 관계자는 “주민 50여명이 반대를 하는 과정에서 소동이 있었지만 집행부가 회의 장소를 변경하고 이를 문자메세지로 고지한 부분은 정확한 유권해석을 통해 유·무효 관계를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 김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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