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 / 신은미
꼴 / 신은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01.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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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익히고 익히고 배우고

점점 넓혀가는 지식의 그림들

내 안의 한계를 넘어 꼴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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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부채꼴 모양의 보도블록이 층을 이루며 깔린 거리 이미지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신은미 시인의 디카시 “꼴”을 감상합니다.

한 땀 한 땀 놓인 삶의 조각들이 배우고 익히며 점점 높아지고 넓어지는 지식의 그림이라고 합니다. 이 이미지를 세워보면 단단하며 웅장하게 퍼져나가는 힘찬 에너지를 느낄 것 같습니다.

사전적 의미로 꼴을 검색 해 보면 “겉으로 보이는 사물의 모양.” “사람의 모양새나 행태를 낮잡아 이르는 말.” “어떤 형편이나 처지 따위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나오며 여러 속담들 또한 썩 좋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디카시의 힘은 그러한 보편타당성을 뛰어넘어 “내 안의 한계를 넘어 꼴을 만든다”라고 합니다. 디카시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을 창작 발표하며 디카시의 꼴을 탄탄하게 갖춰가는 힘을 느낍니다.

이미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에 감춰진 이야기를 끄집어 내서 함축된 시로 감동을 주는 것이 디카시라고 생각합니다. 길을 걷다가 만난 거리에서 일을 하는 일상생활에서 언제 어디서나 문학을 할 수 있는 일상성과 함께 영상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생활문학이라서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평범함에 촌철살인의 날카로운 통찰이 들어있어야 합니다.

일상의 거리 이미지에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 디카시의 꼴을 만들어가는 신은미 시인의 디카시 “꼴”을 감상하며 2023년 계묘년에도 힘차게 디카시의 길을 함께 걸어가길 소망해 봅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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