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고향사랑’ 나누면 혜택으로 돌려드립니다
[특집] ‘고향사랑’ 나누면 혜택으로 돌려드립니다
  • 김원경
  • 승인 2023.01.0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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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시행
지자체, 기부 답례품 선정 심혈
市 9개·중구 12개·동구 16개
북구 4개·울주 14개 최종 선정
남구는 아직… 고래여행선 검토

“첫 시행이라 기부금 예측 어려워
소득세 신고·연말정산 시기 몰릴 듯”

“내고향 울산 바다를 참 좋아해요. 자주 못가도 늘 마음속에 있죠.” - 재경울산향우회 김영애(66·여)씨

“고향 여천동은 공단으로 변했지만 은퇴자 집성촌이라도 있음 당장 돌아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 재경울산향우회 박정환(67)씨

누군가의 마음 한켠에 그리움과 애정으로 자리 잡은 고향 울산이 도시 존립에 적색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연말 산업연구원의 전국 228개 시군구 지방소멸 위험도 조사에서 동구가 ‘소멸 우려’, 중구 ‘소멸선제대응’, 북구·울주군 ‘소멸예방’, 남구는 소멸안심 지역으로 분류돼 5개 구군 중 소멸무관지역이 단 1곳도 없었던 것.

특히 소멸우려지역 50곳 중 대도시는 울산 동구 포함 3곳뿐이었다.

이처럼 지방소멸 그림자가 대도시에도 드리우자 정부는 지역 회생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내놨다.

이 제도는 세액공제·답례품 등의 혜택을 내걸고, 주소지가 아닌 곳의 지자체에 자발적 기부를 유도하는 제도다.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과 지역 회생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

때문에 울산시와 기초단체들은 곳간을 채울 수 있는 기부 유치를 위해 답례품 발굴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역의 우수한 농수산물인 쌀·배·돌미역부터 숙박·공연장 이용권, 공예 체험권까지 고향사랑 기금을 이끌기 위해 울산의 지자체가 선택한 각양 각색의 답례품목을 알아본다.

◇울산시 9개 품목 11개 업체… 쌀, 배, 한우, 미역

울산시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9개 품목 11개 업체를 선정했다.

품목은 울주군 봉계황우쌀, 북구 복조리찰메쌀, 울산배, 한우·언양식 석쇠불고기, 정자 돌미역, 배즙·배잼, 배빵, 참기름·들기름이다.

울산배는 울주군 서생·청량면 일대가 주산지로 ‘울산보배’ 혹은 ‘울주배’라고도 불리며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로 유명하다. 20년 넘게 해외 수출길에 오르고 있으며, 이 배로 만든 농산물가공품도 맛이 좋아 덩달아 인기다.

그중에서도 빵 반죽과 소에 배즙과 배조림을 넣어 만든 배빵은 건강식 디저트로 2019년 코엑스 푸드워크에서 농림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 답례품은 울산 대표 특산품으로 가득 채웠다”며 “곧 유튜브나 SNS 등에 동영상을 제작해 울산시 답례품 홍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울주군 특산품 봉계 황우쌀은 울산시와 울주군 답례품으로 선정됐다.
울주군 특산품 봉계 황우쌀은 울산시와 울주군 답례품으로 선정됐다.

 

◇울주군 14개 품목에 10개 업체… 지역 농수산물에 옹기제품도

울주군은 지역 농축산물과 농산물가공품, 공예품 등 14개 품목에 10개 업체를 선정해 기부 유치에 뛰어들었다.

14개 품목은 봉계황우쌀, 울산배, 사과·고구마, 단감, 한우·언양식 석쇠불고기, 서생산돌미역, 배즙·배잼, 배빵, 참기름, 요거트, 치즈 세트, 옹기제품이다.

울주군은 도농복합지역으로 지역 특산품이 많다 보니 답례품 선정작업이 다른 구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이중 시와 6개 품목이 겹치는데, 차별화된 점은 뛰어난 품질의 외고산옹기마을 제품이 포함된 것이다.

온양 외고산옹기마을은 국내 최대 옹기 생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9월 전국 유일의 옹기축제가 열린다.

울주군은 이 마을의 옹기장인들이 만든 옹기 머그잔, 주병세트, 그릇세트, 소금항아리세트, 반구대암각화 그릇, 밥공기 세트 등을 답례품 명단에 올렸다.
 

정자멸치로 만든 울산큰애기 어간장은 중구 답례품으로 이름 올렸다.
정자멸치로 만든 울산큰애기 어간장은 중구 답례품으로 이름 올렸다.

 

◇중구 12개 품목 11개 업체…?목공예체험, 문화공연 이용권

중구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체험 이용권과 문화공연 이용권을 포함시켜 눈길을 끈다.

이번에 선정된 12개 품목은 어간장·미역세트, 한우·언양식 석쇠불고기를 비롯해 나무 수저, 볼펜·만년필, 목공체험, 아트홀 카페 마당 이용권, 머그컵·손접시·에스프레소잔, 발매트·앞치마·베개패드, 키홀더·가죽지갑, 달잔·머그컵, 유리반지·귀걸이·유리빨대·유리잔, 주방용품세트, 암각화액자이다.

목공체험은 학성가구거리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원데이클래스로 나무 수저나 만년필, 볼펜 등 목공제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마당’ 이용권은 공연 관람이나 카페이용에 가능하다.

성안동에 위치한 마당은 울산연극협회 소속 극단 ‘마당’이 운영하는 곳으로 131석의 소극장에서 이들의 공연을 만날 수 있다. 극단 ‘마당’은 2020년 울산 대표로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 출전해 ‘천민, 굽다’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중구 관계자는 “중구 농수산물 특산품이 없다 보니 사회적기업이나 마을기업 위주의 공예품을 발굴했다”며 “기부자 반응에 따라 매년 선정위원회를 열고 제품을 추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동구 답례품으로 선정된 대왕암오토캠핑장 카라반(3만원 할인권).
동구 답례품으로 선정된 대왕암오토캠핑장 카라반(3만원 할인권).

 

◇동구 16개 품목 10개 업체… 대왕암오토캠핑장 카라반 할인권

체류형 해양관광에 힘을 쏟고 있는 동구는 대왕암오토캠핑장 카라반 할인권을 비장의 카드로 내놨다.

해송숲과 동해바다 조망이 가능한 대왕암오토캠핑장 카라반은 캠핑 인기의 급등 추세 속에 평일 80대1, 성수기 150대 1의 예약경쟁률을 보이며 인기 절정인 곳이다.

동구는 캠핑장 내 예비 카라반 2대 중 1대를 대여해 기부자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동구 관계자는 “기부자는 3만원 숙박 할인권으로 성수기 등 연중 원하는 날짜에 예약할 수 있다”면서 “기존 울산시민 20% 할인도 그대로 적용돼 완판 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 답폐품은 카라반 3만원 이용할인권을 비롯해 주전체험마을 숙박 할인권, 주전돌미역, 전복, 참기름·들기름, 반건조 용가자미, 복어진액, 울기 대왕암빵, 목재 도마·스피커, 도어벨, 대왕암 향수세트·비누세트, 자개함, 도자기 찻잔세트 총 16개이다.

북구 정자 자연산돌미역은 울산시와 북구 답례품으로 선정됐다.
북구 정자 자연산돌미역은 울산시와 북구 답례품으로 선정됐다.

◇북구 4개 품목 6개업체 선정… 농소 복조리찰메쌀

북구는 정자돌미역과 참기름(들기름), 한우와 지역쌀 대표브랜드인 복조리찰메쌀을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했다.

동해의 청정해역에서 생산하는 정자 자연산 돌미역은 품질이 우수해 마른미역으로 가공된 뒤 대형백화점 등에 납품, 고가로 판매되고 있으며, 조선시대 궁중 진상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남구는 1월 초 선정예정… 고래바다여행선 등 특구 입장권 검토

다만 지역 대표 농수산품이 없는 남구는 답례품 선정을 이달 초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남구 답례품으로는 울산의 인기 관광지인 장생포고래문화특구의 고래바다여행선 탑승권이나 시설 입장권이 우선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향사랑기부제 담당자들은 “고향사랑기부제가 첫 시행이라 기부금 예측이 어렵지만 답례품을 보고 기부 의사를 보인 분도 있다”며 “전액 공제되는 10만원 기부가 많을 것으로 보고있으며, 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 시점인 5월과 직장인 연말정산 시기에 기부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거주지 외 고향이나 학업, 근무, 여행 등을 통해 관계를 맺은 곳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복리증진에 사용하고 기부자는 세액공제와 답례품 혜택을 받는다. 10만원 기부시 세액공제 10만원, 답례품 3만원 총 13만원의 혜택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연간 한도액은 500만원이다. 기부를 원하면 통합 정보시스템인 ‘고향사랑e음’ 또는 전국 농협 창구 5천900곳을 방문하면 된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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