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폭산업안전협회, 닻을 올리다
한국방폭산업안전협회, 닻을 올리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1.0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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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너무나 안타까운 비보를 접했다. 서울 이태원 거리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몰려든 청소년들에게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될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먼저, 깊은 애도와 함께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친구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이 역시 안전불감증이 만들어낸 인재사고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콘서트나 축제, 데모 현장 등 일시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대한 매뉴얼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동안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주력 장치산업에는 항상 화재·폭발사고의 위험요인이 숨어있어, 많은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폭발방지(이하 ‘방폭·防爆’) 분야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망사고 수는 연간 800여명으로 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특히, 하청업체나 자회사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대기업은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을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하고, 원청은 하청 노동자의 안전보건교육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지난 2월에 한국방폭산업안전연구회가 출범했다. 폭발사고 예방을 위해 국내외의 광범위한 방폭 관련 지식을 습득하고, 방폭 전문가 심화 과정을 통해 개인의 역량을 강화하며, 아울러 방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에서 안전 전문가들이 모였다. 그동안 매주 운영위원회를 열고, 세미나 개최 및 ‘안전파수꾼’ 칼럼을 통해 안전의식 고취와 안전문화 확산 등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한국방폭산업안전협회(이하 ‘방폭협회’) 출범에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고 감히 자부한다.

지금은 4차산업혁명, 기후위기, 탄소중립, ESG 경영, 코로나 팬데믹, 글로벌 공급망 등 정신없이 밀려오는 글로벌 환경변화에 잘 대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대한민국도 기존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미래 신산업을 균형 있게 육성·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 중심에는 ‘안전’이 떡 자리잡고 있다. 일터에서 산업재해 예방체제가 정착하려면 산업현장 참여자들의 인식 공유와 함께, 기업 스스로 산재 위험요인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이 절대 필요하다.

결국, 근로자의 안전보건은 바로 나의 일이며, 우리 국민 모두의 일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적으로 널리 확산해야 한다. 산업현장에 있는 모든 안전관리자들은 한마음으로 각자가 ‘안전파수꾼’이라는 각오로 안전을 지켜나가자. 위험을 보는 것이 바로 안전의 시작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일하는 일터가 안전하고 건강할 때, 비로소 그 가족과 지역사회, 나아가 우리나라 전체가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안전사고 예방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전에 위험한 요소를 찾아내어 미리 안전대책을 세우고, 유해 위험요인을 예지하는 것이다.

2일 오후에 전국의 100여명 발기인들과 함께 한국방폭산업안전협회가 힘차게 출범했다. 협회창립을 축하하기 위해 귀한 발걸음을 해주신 김두겸 울산광역시장과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 조홍래 울산과학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많은 내외빈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비록 참석은 못 했으나, 멀리서 축사와 응원을 보내주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께도 감사드린다. 이에, 방폭협회는 국민 안전의식 제고 및 선진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전 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일하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다. 또한,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지 않는 나라, 조직, 기업은 절대로 지속할 수 없다.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려면 민관(民官)이 손을 맞잡아야 한다. 방폭협회는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조직이다. 방폭협회도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막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 아울러 방폭협회는 안전한 일자리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노력하겠다. 방폭협회는 산업체 종사자의 단합과 안전의식을 더욱 굳건히 다지는 것은 물론, 노사(勞使) 간 신뢰와 협력의 관계를 구축하는 든든한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많은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박종훈 한국방폭산업안전협회 공동회장, 화학네트워크포럼 대표·울산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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