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의 ‘떼까마귀’에 대한 관심
수원시의 ‘떼까마귀’에 대한 관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0.3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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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 오후 5시 30분경, 울산 중구 태화강국가정원길 철새관찰대에서 시선을 삼호대숲 쪽으로 돌렸다. 이윽고 해가 졌다. 오후 6시 12분경, 6개월 전에 마지막으로 들었던 울음소리가 다시 들리더니 떼까마귀 100여 마리가 머리 위에서 울산 도착을 알리는 선회비행을 하기 시작했다. 2010~2022년의 선발대 평균 98마리보다 몇 마리가 더 많은 숫자였다.

다음날 오전 6시경 삼호대숲에서 날아 나오는 떼까마귀 수를 세어 보니 173마리였다. 이들은 올해 울산을 찾아올 월동 개체들의 선발대인 셈이다. 이후 15일가량은 익숙지 않은 탓인지 행동이 불안정하고 잠자리(둥지)에서 나오는 이소(離巢) 시각과 마릿수도 일정하지 않았다.

떼까마귀는 겨울철에 울산만 찾는 것이 아니다. 경기도 수원도 찾는다. 수원은 울산과는 달리 떼까마귀에 대한 지식을 환경교육과 연관 지어 초등학교에서 가르친다. 관련 기사를 조금 길게 인용한다.

[‘올해도 빌딩 숲이 바람을 막아줄 거야, (떼까마귀) 천적도 안 보이겠군’, ‘그런데 논이 줄었네, 우리 식구는 더 늘었는데…’ 수원시가 제작한 초등학생 환경교육교재 안에는 이처럼 매년 겨울이면 출몰하는 ‘수원 떼까마귀’와 관련한 읽을거리가 담겨있다.

수원시가 현직 초등학교 교사, 환경 전문가 등과 함께 초등생 환경교육교재 개정판을 만들었다. 개정판에는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방법과 수원에 서식하는 동·식물 등을 알기 쉽게 수록했다.

수원시는 최근 ‘수원이 환경 이야기’ 2022년도 개정판을 제작했고, 69개 초등학교에 학생용 교과서 7천740여 권과 교사용 지도서 300여 권을 배부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책은 초등 4학년 학생들이 수원의 자연환경 특성 등을 배울 수 있는 환경 교과서로, 2013년 처음으로 발행했다. 제작에는 초등교사와 환경교육자 등이 참여한다. 이번 개정판을 예로 들면, 수원시에 매년 출몰하는 떼까마귀가 어떻게 오게 됐는지 등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떼까마귀는 우리나라에 왜 오는 걸까요?’라는 그림 설명에는 떼까마귀들이 환경파괴로 인해 살아가기 힘든 처지를 토로하면서 조류독감 등과 무관하다고 해명한다. 어린이들이 자신의 지역을 중심으로 철새 생태계를 이해할 기회는 교과서에서도 보기 힘든데, 그 부분을 시 교육교재가 보완한 것이다. (중간 생략)

시 관계자는 “환경도시 수원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이 올바른 환경 의식을 갖고, 녹색 생활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환경교육교재를 제작했다”며 “‘수원이 환경 이야기’가 체계적인 학교 환경교육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2.03.08. 인천일보-왜 수원에 떼까마귀가 올까요…시, 어린이 환경교재 ‘눈길’)]

수원을 찾는 떼까마귀 수는 울산의 약 7만 마리(2013·2014·2015년 최대 월동 마릿수)보다 훨씬 적은 약 2천~3천 마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수원시는 떼까마귀의 활용 가치를 차츰 높여 가고 있다. 한시적으로 불편한 점이 있어도 떼까마귀와 공존하는 방안을 찾는 일에 초등학교 환경교육 시간이 도움을 주고 있다.

떼까마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의식주가 안정된 생태환경을 선호한다. ‘가난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사랑은 대문을 박차고 나간다’라는 속담은 떼까마귀가 다시 찾아오는 시기일수록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울산을 떠나는 전출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현상은 떼까마귀의 이동 현상과 비슷한 면이 있다. 공업과 생태가 함께하는 ‘울산다움’에 떼까마귀가 빠진 것 같아 허전한 느낌이다. 떼까마귀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 조류생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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