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신사적으로 할 수는 없는가?
정치를 신사적으로 할 수는 없는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0.13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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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자아상이 있는데, 자라는 환경에 따라 부정적 자아상을 가진 사람과 긍정적 자아상을 가진 사람이 있다. 긍정적 자아상을 가진 사람은 너그럽고 포용적이고 타인을 존중하고 칭찬에 인색하지 않으며 위트와 여유가 있다. 그러나 부정적 자아상을 가진 사람은 포용력이 약하고 비교하고 비판적이고 공격적이며 늘 부정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부정적 자아상을 가진 사람이 교사가 되면 학생들을 비교하고 지적하고 비판하고 꾸짖고 야단치며 학생들의 기를 죽이는 교사가 될 수 있고 학부모들의 민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면 부정적 자아상을 가진 사람이 정치인이 되면 어떨까?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포용하지 못하고 따지고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정치인이 될 것이다.

요즘 여야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으면 우리나라를 위해 일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하던 그분들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들의 평안한 삶을 위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가졌다면 당이 다르다고 저렇게 비판하고 욕하고 공격하며 죽기 살기로 싸울 수 있을까 싶다.

스포츠 경기에서 아주 격렬하게 싸우는 격투기 선수들도 페어플레이를 하고 나서 패하면 깨끗이 승복하고 패자는 승자를 축하해 주고 승자는 패자를 위로해 준다. 그런데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이 편을 갈라서 싸워도 너무 저급하게 싸우고 있지 않은가? 젊은 정치인들은 다를 줄 알았는데 몇 안 되는 젊은 정치인들도 어쩌면 그렇게 똑같이 닮아 가는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국민이 편하게 살도록 제발 정치인들이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는데 국민을 위해 정치한다는 정치인들이 국민을 가장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겠다.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들이 말싸움하는 모습이 TV에 자주 나오는데, 정치인들에게는 오직 공천을 받고 지지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자신의 인기관리만 중요하지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자신은 장황하게 질문을 하고는 답변은 짧게 하라 하고 설명을 하려고 하면 못하게 하면서 태도가 안 좋다고 윽박지르고 비판하는데, 국회의원이면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해도 된다는 말인가? 우리나라의 정치인들 전부가 부정적 자아상을 가진 사람들은 아닐 테고 무식한 사람들도 아닐 텐데 왜 이렇게 수준 낮은 정치를 하는지 답답하다.

성경에는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둔다’는 말씀이 있다. 정치인들이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모습을 종종 본다. 영원한 여당도 영원한 야당도 없으니 여당일 때는 야당 되었을 때를 생각하고 야당일 때는 여당 되었을 때를 생각해서 서로 존중하고 국민과 나라를 위해 정치하기를 바란다.

반대를 위한 반대, 비판을 위한 비판만 한다면 우리나라 정치는 희망이 없다. 이런 정치판에서는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정치에 입문해도 편 가르기부터 가르치고 욕하고 비판하고 싸우는 것부터 가르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판을 싸움판으로 만들지 말고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유머와 아량이 있는 신사적인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 많이 나오기를 소망한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빌립보서 2장 3절)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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