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울산 생물 다양성 탐사’
‘2022년 울산 생물 다양성 탐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10.03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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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울산 생물 다양성 탐사’가 9월 24∼25일 이틀에 걸쳐 울산 중구 입화산(204m)의 참살이 숲 일원에서 실시됐다. 필자는 매년 조류전문가로서 참여해온 행사다. 참가자들은 식물류, 조류, 지의류, 버섯류, 포유류 등 5개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현장 관찰과 조사 활동을 펼쳤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 생물 다양성 센터’가 주관하는 행사다.

생물 다양성 탐사는 ‘바이오블리츠(Bioblitz)’, ‘생물 다양성 탐사’, ‘종 탐사’로도 불린다. 이 행사는 정해진 장소에서 24시간 동안 참가자들이 전문가와 함께 조사와 관찰을 한 다음 군별로 분류해서 종을 확인하고, 검정을 거친 후 최종적으로 기록하는 생태과학 체험 활동이다. 참가 학생들이 분야별로 조사한 생물 종을 ‘네이처링(Naturing)’ 앱으로 전송하면 이를 취합해서 종합 통계를 내게 된다.

2일간 조류 다양성 탐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날은 뱁새 30, 직박구리 6, 박새 14, 큰부리까마귀 8, 청딱따구리 1, 어치 4, 쇠딱따구리 2, 쇠박새 2, 솔새 3, 동고비 2, 곤줄박이 3, 때까지 3, 까치 1, 큰오색딱따구리 1, 노랑 할미새 1, 멧비둘기 2마리 등 모두 83마리였다.

둘째 날은 직박구리 10, 쇠백로 2, 딱새 2, 때까치 1, 큰부리까마귀 6, 큰오색딱따구리 1, 박새 14, 오목눈이 9, 쇠박새 7, 곤줄박이 3, 쇠딱따구리 1, 어치 2, 청딱따구리 1마리 등 모두 59마리였다. 2일간의 탐사에서 딱따구리 목, 비둘기 목, 참새 목 등 3목(目), 까마귓과 등 13과(科) 오목눈이 등 27종(種)에 걸쳐 모두 284마리가 관찰됐다. 우점도에서는 박새와 뱁새가 각각 40마리(14.1%)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직박구리 39마리(13.7%), 멧비둘기 29마리(10.2%)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이번 행사에서 어치, 오목눈이, 곤줄박이, 쇠딱따구리 등 4종은 가까이서 쉽게 관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참가자들은 모두 기쁨을 만끽했다.

어치는 까마귓과에 속하는 텃새다. 서식지가 산속인 탓에 산에 가야 볼 수 있다. 어치는 가을이 되어 도토리가 익어 떨어질 때쯤이면 바쁘게 날아다닌다. 겨울철을 대비해 먹이를 장만해야 하기 때문이다. 혹한 겨울에는 땅이 눈에 덮여 먹이를 쉽게 구하지 못한다. 그때를 대비해 일찌감치 썩은 나무에다 먹이인 도토리를 저장해둔다. 어치는 먹이가 풍부한 계절에 창고에 저장할 줄 아는 유비무환의 새다.

오목눈이는 쉽게 관찰되지 않는 새로, 긴 꼬리가 특징이다. 몸집이 둥글고 부리가 짧다. 산림성 조류로 매우 활동적이다. 오목눈이는 이름이 비슷한 붉은머리오목눈이와는 깃털 색깔이 확연하게 다를 뿐 아니라 먹이도 주로 벚나무, 오리나무, 소나무 등 큰키나무 사이로 옮겨 다니며 주로 곤충을 먹이로 삼는다.

곤줄박이는 박새류 무리에서 관찰된다. 텃새로 박새류 중에서 색깔이 있는 새로, 곤충과 열매를 먹이로 삼는다.

쇠딱따구리와 울산에서 볼 수 있는 청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등 4종은 딱따구리목, 딱따구릿과에 속한다. 쇠딱따구리는 ‘쇠-’란 이름에서 짐작이 가듯 몸집이 작다. 특히 사람의 영향을 적게 받아 가까운 거리에서 나무에 붙어 오르고 내리는 행동이 신기하면서도 귀엽다.

행사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은 각자가 가까이서 한참을 관찰하도록 했다. 이후 각각의 새에 대한 생태적 습성을 설명했다.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질문이 쏟아졌다. 답변에 만족한 듯 모두 신이 났다. 내려오는 길에 숲속의 수다쟁이 꾀꼬리가 미련이 남았는지 울음소리를 간간이 들려줬다. 폭군 파랑새는 9월 중순을 버티지 못하고 이미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난 것 같았다.

본부에서 가까운 곳에 호랑거미와 무당거미가 차례로 그물을 치고 먹이가 걸리기만 기다리는 모습이 차례로 시야에 잡혔다. 설명을 끝으로 알찬 생물 다양성 탐사를 마쳤다. 자연과학의 체험은 기억으로는 믿을 수 없고 정확하지도 않다. 그래서 기록을 해둔다.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 조류생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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