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유틸리티
[CEO 칼럼]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유틸리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9.2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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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의 중요성을 지금처럼 절실하게 느꼈던 때가 없는 듯하다.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약 40%에 달할 정도로 에너지 자립도가 취약한 EU가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금 세계 각국은 에너지 전쟁 중이며, 수입 다변화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자 관련 정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유틸리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유틸리티(Utility)는 화학공장에서 원료를 가공하거나 제조할 때 적절한 온도, 압력, 분위기, 동력 등을 확보하고자 사용하는 공업용수, 스팀, 전기 등을 말한다. 이들 설비가 고장 나거나 운전이 정지되면 생산이나 안전에 큰 트러블이 발생한다. 또한, 유틸리티는 제품의 가격경쟁력에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당사의 전신은 정부의 석유화학산업 육성시책에 따라 1969년에 설립된 (주)석유화학지원공단이다.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18개 회사의 공동출자로 설립되어 양질의 저렴한 유틸리티를 집중 공동화하여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석유화학제품의 원가절감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자동차나 선박, 전기·전자, 통신, 섬유, 건축 산업의 최종제품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석유화학제품은 주로 이들 산업의 소재나 중간제품으로 사용되기에 머릿속에서 그림 그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몸의 70%가 물이듯, 소지품의 70%는 석유화학제품이다. 옷, 속옷, 양말, 구두, 벨트, 안경, 지갑, 휴대폰, 신용카드, 손수건, 가방, 필기구 등 소지품 전체중량의 약 70%가 화학제품이다. 이런 일상생활의 필수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많은 공업용수, 스팀, 전기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당사의 유틸리티 공장에서 생산하여 공급하고 있다. 2021년도 기준으로 공업용수는 하루 8만7천 톤, 스팀은 시간당 612톤, 전기는 시간당 411MWH를 생산해 울산 석유화학단지 입주사에 공급했다.

이렇듯 안정적으로 유틸리티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뒷배경에는 효율적인 에너지믹스와 전력계통 안정화가 미리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효율적 에너지믹스 내용을 살펴보겠다. 스팀 공급량 중 약 34%를 석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하여 생산된 스팀을 전량 회수하고 있다. 또한, 자체 스팀 생산을 위해 보일러 연료로 LNG, LPG, 유연탄 등을 골고루 사용함에 따라 연료의 수급과 생산원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에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석유화학제품 생산원가 절감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전력계통 안정화 내용도 인상적이다.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 사용하는 전기의 약 87%를 한전에 의존하고 있었다. 2003년도 태풍 매미에 의한 정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전 공장의 정전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이후에도 잦은 폭우, 낙뢰, 폭설 등의 자연재해에 의한 정전사고가 발생해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때마침 한국화학연구원 이동구 박사가 추진하던 RUPI(울산 석유화학산업 발전로드맵) 사업의 100대 액션플랜 중 하나로 성암변전소를 준공하게 된다. 이 시점에 당사는 300억원을 들여 2개의 변전소에서 1회선씩 공급받던 것을 2회선으로 이중화하고 선로를 지중화하게 된다. 이 사업이 2016년도에 완료됨으로써 그때부터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에도 정전사고를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울산광역시는 김두겸 시장 취임과 함께 울산 신항만 개발 등 ‘국제에너지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2023년 말이 되면 자체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전기 자립도가 13%에서 약 50%까지 상승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전력계통 안정화는 한층 더 강화되어 울산 석유화학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더욱 기여할 것이다. 당사는 유틸리티 생산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더욱 다변화하여, 안정적이며 효율적인 에너지믹스에 의한 울산 석유화학제품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

김용철 ㈜한주 대표이사,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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