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남구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악취’
더 나은 남구를 위해 꼭 해결해야 할 ‘악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9.1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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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산업의 우렁찬 건설의 수레 소리가 동해를 진동하고 공업생산의 검은 연기가 대기 속에 뻗어 나가는 그날엔 국가와 민족의 희망과 발전이 눈앞에 도래하였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962년 2월 3일, 울산 남구 매암동에서 울려 퍼졌던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의 치사문을 다시 읽어보면 눈에 띄는 표현이 있다. 바로 ‘공업생산의 검은 연기’라는 어휘다.

지금은 환경오염의 상징인 ‘검은 연기’가 60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였던 대한민국에서는 그토록 간절하게 꿈꾸던 조국과 민족의 희망이자 발전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참으로 격세지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후 우리 울산은 대한민국의 공업화를 이끌면서 명실상부한 산업수도로 우뚝 섰다. 하지만 그 영광 뒤에는 환경오염을 감내한 시민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의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태화강은 ‘죽음의 강’이었고, 악취와 대기공해가 심할 때는 목과 코가 따가울 정도가 아니라 눈이 시릴 정도였다. 그 무렵에 비하면 지금 울산의 환경은 ‘생태도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많이 개선되었다. 그러나 아직 악취 문제만은 완벽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현재진행형의 과제로 남아있다.

‘악취’란 황화수소, 메르캅탄류, 그 밖의 자극성 있는 물질이 사람의 후각을 자극할 때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는 냄새를 말한다. 특히 악취는 사람의 후각을 통해 느끼는 감각공해로서, 독성은 낮다고 해도 비교적 낮은 농도에서도 강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질과는 달리 심한 불쾌감을 일으켜 민원 제기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울산지역의 악취는 단일 물질이 아닌 여러 물질이 혼합되어 생기는 ‘복합악취’가 대부분이다. 또 우리 남구가 악취에 노출되는 상황은 다른 지역과는 사뭇 다르다. 최근 남구 지역의 연도별 민원건수를 살펴보면 2019년 202건, 2020년 275건, 2021년 293건으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주거지와 공단의 거리가 가까운 남구의 특성과 쾌적한 환경을 선호하는 주민들의 관심과 맞물려 민원 발생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이다.

남구 공단악취의 주요 원인물질은 탄화수소화합물로 추정되고 있다. 울산국가산업단지는 석유화학 산업이 주축을 이루다 보니 정유, 비료, 폐기물 등의 사업장이 밀집되어 있고, 자연히 악취 발생의 온상 노릇을 하고 있다. 더욱이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악취의 특성과 고온다습한 여름철 기후, 그리고 공단지역에서 주거지 쪽으로 부는 바람(남풍) 때문에 악취 민원이 다른 구·군보다 상대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현실적 어려움이 여러 가지로 많지만 그렇다고 악취 문제에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구민의 행복과 건강권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남구에서는 구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악취 발생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지속적인 악취 순찰과 지도점검을 통한 예방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굴뚝과 사업장 경계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보건환경연구원 등 전문기관에 의뢰해서 검사결과에 따라 행정조치를 하는 등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악취 민원이 빈발하는 여름철에는 취약시간대인 야간과 주말 민원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환경민원통합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민원이 발생하면 즉시 악취 포집에 나서고, 실시간 분석이 가능한 무인악취관리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기상조건에 따라 순간적으로 발생·소멸하는 악취에도 대처하고 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유관기관과 손잡고 기관끼리 합동점검을 하거나 주민과 함께 민·관합동점검에 나서 기업체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등 악취를 줄이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애쓰고 있다.

끝으로 남구 주민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위해 야간과 주말, 무더위에도 묵묵히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공무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자 한다. 아울러 깨끗한 환경을 가꾸기 위한 노력이 알찬 결실로 이어져 ‘공업 도시 남구’가 ‘생태 도시 남구’로 탈바꿈하여 ‘쾌적하고 머무르고 싶은 남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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