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이것만은 지키자
설 대목, 이것만은 지키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2.03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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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경기에 편승 해 불편, 부당한 폭리를 취하는 행동도 상도덕에 어긋난다. 특히 서민을 대상으로 한 설 성수품, 제수품을 이용해 부당 이득을 남기려는 행위는 옳지 않다.

지난 97년 1월 무역수지 적자액이 34억 7천600만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 선 이래 올 1월 다시 3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의 요인이 원유 및 석유 관련 제품 수입액 증가 때문이라니 중·화학 공업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울산 지역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걱정부터 앞선다. 1월 소비자 물가도 3.9% 상승, 2004년 9월 이후 3년 4개월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는데 이는 한국은행의 물자관리 목표인 2.5%∼3.5%를 훨씬 초과한 것이라고 한다.

전국 7대 광역시, 도 중에서 소비성향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인 울산은 이번에도 달갑지 않은 1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 3.9% 보다 0.5%가 많은 4.4%를 기록, 전국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런 상승률 고공행진은 지역민에게 불안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설 연휴를 이용해 해외 여행을 떠날 사람은 전국적으로 약 37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휴기간 중 울산도 2천 여명 이상이 중국, 일본, 동남아 지역으로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울산이다.

몇 년치 작업 물량을 확보해 놓은 대기업체, 요즘 고유가 바람을 타고 호황을 누리는 석유관련 업체 근로자는 지역 경제의 침체 여부에 관계없이 설 명절을 비교적 넉넉하게 보낼 수 있는 형편이다.

반면에 중소 기업체나 영세 자영업자는 자금난에 휘둘려 죽을 맛이다. 상여금, 성과급 지급은 고사하고 체불 임금, 대금 결재에 목을 매달고 있는 업체가 수두룩하다. “명절이 반갑기는커녕 정말 무섭다”는 중소 기업인의 푸념이 이해가 된다.

어려울 때일수록 관용하고 베푸는 자세가 특히 지역 공동체에선 중요하다. 자기 분수를 아는 것, 때에 맞게 행동하는 양식, 곤경에 처한 사람 앞에서 겸손할 줄 아는 미덕은 명절 대목이기 때문에 더욱 필요한 것이다. 대목을 앞 둔 영세 자영업자에게 가장 곤혹스런 것은 금융권으로부터의 대출금 상환, 부채 결재 독촉 등 금융 거래건 이라고 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부득이 한 상황이 아니라면 설을 앞두고 지나치게 재촉하거나 상투적인 용어로 몰아 부치는 것은 금융권의 대 시민 자세가 아니다.

설 경기에 편승 해 불편, 부당한 폭리를 취하는 행동도 상도덕에 어긋난다.

특히 서민을 대상으로 한 설 성수품, 제수품을 이용해 부당 이득을 남기려는 행위는 옳지 않다.

벌써부터 원산지 표시가 허위인 수산물이 적발되고 주요 제수품 중 하나인 사과가 엉터리 산지 표시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은 적이 불쾌한 일이다.

주눅 들어 있는 약자를 몰아 부치지 않고 조용히 지켜 봐 줄 수 있는 여유, 가벼운 서술적 수사 보다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행동, 다급한 상황일수록 침착하고 신의를 지키는 자세가 우리 주위의 어려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진정한 설 명절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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