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보물창고 / 이장주
[디카+詩]보물창고 / 이장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8.25 22: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별 속에

황금알 가득 채운 바람개비

바람은 잔잔한데

제비꽃 씨앗!

어디로 날아갈까

****

극심한 가뭄과 국지성 호우라는 자연재해로 시름시름 앓던 팔월도 이제 구월에 자리를 내 주려고 합니다. 일상으로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하루를 구분하고 달을 구분해서 시간에 얽매여 살 수 밖에 없는 우리는 “벌써”라는 말로 구월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년 중 가장 더위에 지칠 8월 2일부터 8월 28일까지 시원한 울산정자해변 “문화쉼터몽돌”에서 디카시 전시를 하고 있는 스물 분의 작가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 이장주 작가의 디카시 “보물창고”를 오늘 감상합니다.

몸을 낮추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찾지 못할 작은 이미지에서 작가는 보물을 찾았습니다. 그것도 황금알을 가득 채운 창고지요. 그 기쁨이 얼마나 클지 상상해 봅니다. 제비꽃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작가라면 대부분 한번씩은 다뤘을 텐데 제비꽃 씨앗을 황금알로 표현한 시 저는 처음입니다.

특히, 문학을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은 이장주 작가는 늦게 시작한 만큼 열과 성을 다해 창작과 문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속담 중에 虎死留皮(호사유피)라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속담이 있지요. 꼭 이름을 남긴다는 것보다 좀 더 즐겁고 가치 있는 일을 향해 가고 있을 때 삶은 향기 날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이 자동차의 타이어처럼 스페어가 있다면 살아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새것으로 교체하면 되지만, 잘살든 못살든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마법의 상자와 같은 단 하나밖에 없는 인생, 그 마법 상자에서 어떤 인생을 꺼낼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삶 속에서 보물상자를 발견하고 황금알을 생산하고 있는 이장주 작가의 “보물창고”를 만나 기쁩니다. 여러분께서도 디카시가 전시되고 있는 울산정자해변 “문화쉼터몽돌”에서 멋진 보물들 구경하시길 바랍니다.

글=이시향 시인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