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사의 리액션을 보낼 날이 오기를
찬사의 리액션을 보낼 날이 오기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8.1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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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의 오락프로그램이나 뉴스에서 지나친 표현들이 나를 거슬리게 한다. 오락프로그램이나 한때 유행했던 노래경연프로그램에서 출연진들이 소름 돋았다는 표현을 너무 자주하는 것 같다.

어떤 상황이나 경연에서 매우 잘하거나 극적인 변화를 보일 때 이른 표현을 사용하지만 왠지 귀에 거슬린다.

소름 돋았다는 표현을 너무 자주, 가벼이 사용하는 것은 어떤 연기나 재능에 대한 극적인 칭찬보다는 오히려 표현자의 수준을 의심하게 한다.

우리는 흔히 어떤 행동에 대한 반응을 리액션(reaction)이라 한다. 이는 기본적 의미로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 반사적 작용으로 나오는 행동이나 말로써 이를 통해 상대방의 호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지나치면 오버액션(overaction)이 되고 더욱 지나치면 할리우드 액션(Hollywood action)이 된다. 물론 오버액션은 배우의 과장된 연기나 몸짓이지만 할리우드 액션은 연기를 하는 것처럼 과장되게 하는 행동이나 몸짓으로 축구에서 이는 반칙으로 경고를 받게 된다.

우리의 일상에서 액션(Action)은 적절하게 하고 리액션도 잘 표현함으로써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방송에서 지나친 리액션이 시청자들을 화나게 만들 정도로 지나쳐서는 안 된다. 이러한 일말의 행동은 비단 방송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방송은 시청자, 공연은 관중, 정치는 국민이 감흥 해야 진정성이 전달되고 그 가치가 있는 것이지 오버액션이나 할리우드 액션으로 관중을 사로잡을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방송에서 일부 출연자들이 노래를 잘 부르고 연기를 잘했다고 소름 돋았다는 표현은 너무 지나친 표현인 것 같다.

일부 출연자들의 연기나 노래에 시청자들은 별거 아닌 것처럼 느끼는데 진행자들이 소름 돋는다고 호들갑을 떨면 시청자들은 뭐라고 할까?

이런 상황은 요즘 정치판에도 여지없이 파고들고 있다. 요즘 이준석 대표가 사용했던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표현이 회자되고 있다. 양두구육은 양 머리, 개고기. 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말로 겉은 훌륭하나 속은 변변치 못하거나, 그럴듯한 물건을 전시해 놓고 실제로는 형편없는 물건을 파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각 정당들은 젊은 층 소위 MZ세대를 유입하기 위해 소위 혈투를 벌여왔는데 갑자기 이준석 대표가 이런 표현을 사용하고 이를 야당에서 되받아 치면서 멋진 표현인 냥 되뇌고 있다.

아무리 사자성어의 표현이라고 해도 요즘 젊은이들이 개고기 표현을 어떻게 생각할까? 한번쯤 고민하고 내뱉는 게 어땠을까? 이것이 진짜 소름 돋는 표현이 아닌가? 좋은 의미보다는 나쁜 의미로 소름 돋는다.

작금의 정치판을 보면 개고기가 아니라 더한 표현도 과하지 않아 보이는 것은 필자만 느끼는 감정은 어닌 것 같다. 당 대 당이나 당내에서도 싸움질이고 총질이니 어떤 리액션이 어울릴지 참으로 고민이다. 다만 소름 돋는다는 말이 어울릴 뿐이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뭐 그리 듣기 좋은 말이나 표현이 있겠냐만은 그래도 우리는 상대의 연기나 노력에 적절한 표현, 어울리는 리액션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판에도 아름답고 진심어린 찬사의 리액션을 보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이주복 편집이사·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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