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 가득… 복산2동 ‘사랑나눔 냉장고’
이웃사랑 가득… 복산2동 ‘사랑나눔 냉장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8.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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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산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이웃사랑이 가득한 특별한 냉장고가 있다. 바로 꺼내도 꺼내도 금세 다시 차는 ‘사랑나눔 냉장고’다. 사랑나눔 냉장고는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식품과 생필품 등을 기부하고 또 필요할 때는 가져갈 수 있는 나눔 공간으로, 현재 중구 지역 13개 동(洞) 전체에서 운영되고 있다.

복산2동 사랑나눔 냉장고는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싱싱한 식재료와 각종 음식을 기부하고, 복산2동 행정복지센터는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나눔 행사를 열어 이를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고 있다. 또 복산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사랑나눔 냉장고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복산2동 통장회는 냉장고 청소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정기적으로 펼치고 있다. 사랑나눔 냉장고는 마을이 함께 어려운 이웃을 보살피는 일종의 이웃사랑 실천 운동인 셈이다.

물론 사랑나눔 냉장고가 지역의 나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운영 초반에는 정기 후원자가 많지 않다 보니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우려도 잠시, 금세 소중한 마음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랑나눔 냉장고 운영 소식을 들은 복산2동의 지역 자생단체 16곳이 먼저 솔선수범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각 단체들은 회의를 거쳐 순번을 정한 뒤 돌아가면서 다양한 후원 물품을 기부하고 또 주민들에게 직접 나누어 주면서 사랑나눔 냉장고 운영을 도왔다.

하지만 계속 자생단체의 후원에만 기댈 수는 없었다. 복산2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물품 후원을 늘리는 방안을 고민하던 차에 다른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한 지역 주민이 평소 나눔 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에 고민 없이 한걸음에 그 기업으로 달려가 사랑나눔 냉장고의 운영 취지와 필요성을 설명하고 정중하게 후원을 부탁했다. 그 주민은 기쁜 마음으로 사랑나눔 냉장고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하고 기부를 실천했다.

선한 영향력은 널리 퍼져 또 다른 나눔을 낳았다. 혁신도시 공기업 한국석유공사부터 동네 가게, 지역 주민, 익명의 기부자까지 십시일반 물품과 후원금을 전해왔다. 나눔의 열기는 시간이 지나도 식지 않았고 지금까지 사랑나눔 냉장고에는 모두 1천600만원 상당의 후원물품이 들어왔다. 그리고 이 물품은 지역 내 취약계층 1천643명에게 따뜻한 마음과 함께 전달됐다. 앞으로는 더 많은 주민들이 사랑나눔 냉장고를 이용할 수 있도록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는 ‘맞춤형 사랑나눔 냉장고’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사랑나눔 냉장고는 단순한 나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취약계층이 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외로운 마음도 따스하게 감싸 안으며 정서적 지지까지 전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이웃 사이의 소통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사랑나눔 냉장고는 서로를 잇는 연결고리이자 든든한 지역사회의 복지 안전망이 되고 있다.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주변의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오늘도 사랑나눔 냉장고에 가득 쌓이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을 바탕으로 나눔 문화가 더욱 활짝 꽃을 피워 더불어 사는 행복한 마을이 되길 기대해 본다.

이현숙 울산 중구 복산2동 찾아가는복지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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