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멋 부리고 나니 / 양윤덕
[디카+詩]멋 부리고 나니 / 양윤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7.0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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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 부리고 나니 / 양윤덕

 

비 갠 후

모처럼 진주 목걸이로

한껏 멋을 냈지만

갈 곳이 없어

우중충한 기분이네

양윤덕 작가의 <멋 부리고 나니> 작품을 읽고 모처럼 디카시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디카시란 이상옥 교수가 말한 것처럼 어떠한 형상을 보고 떠오르는 날것(Raw) 그대로의 것이어야 한다.

물론 날것을 그대로 취하다 보면 문학성이 떨어진다거나 그냥 읽고 지나가는 글에 지나지 않는다.

디카시는 이러한 문학적 모순을 극복하는 일련의 작품 활동이다.

양윤덕 작가의 <멋 부리고 나니> 작품에서 전형적인 디카시의 날것이라는 개념이 떠오른다.

우리는 비가 내리는 날 방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책을 읽거나 그래도 일이 없으면 낮잠을 청하곤 한다.

그러다 비가 뚝 그치면 우울한 기분이 금세 좋아지고 어디를 갈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비 갠 후 처마 밑에 달린 빗방울이 꼭 진주 목걸이를 한 것처럼 한껏 멋을 내고 있다.

하지만 막상 하늘이 개고 밝은 해가 구름을 박차고 나오지만 정작 어디 갈 곳이 없다.

양윤덕 작가는 <멋 부리고 나니>에서 그러한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이처럼 날것 그대로의 내용이 우리에게 와닿는 것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비 갠 후 갈 곳이 없어 우중충한 기분이지만 진주 목걸이라도 했으니 집 앞이라도 산책을 하면 어떨까요?

우울한 기분을 날려버리는 윤동주 시인의 <햇비>라는 동시를 소개합니다.

‘아씨처럼 나린다 / 보슬보슬 햇비 / 맞아주자, 다 같이 / 옥수숫대처럼 크게 / 닷 자 엿 자 자라게 / 해님이 웃는다 / 나 보고 웃는다. // 하늘다리 놓였다 / 알롱달롱 무지개 / 노래하자, 즐겁게 / 동무들아 이리 오나 / 다 같이 춤을 추자 / 해님이 웃는다 / 즐거워 웃는다.’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으로 아이처럼 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은 어린이처럼 현재를 즐기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박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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