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원로가 귀하다
존경받는 원로가 귀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6.09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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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첫날, 많은 지도자가 나라와 지역발전을 약속하면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부디 공약을 제대로 지키고 나라와 시민을 위해 성실히 일하면서 사랑받는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6월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을 기억하고 그 후손들을 예우하자는 의미로 제정된 현충일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을 하다 목숨을 잃은 분들과 전쟁 때 나라를 지키려고 싸우다가 순직한 선조들이 많은 나라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선조들의 희생 위에 세워졌고, 우리는 그 덕분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먹고살기도 어려웠던 그 시대에도 목숨 바쳐 나라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고 헌신한 훌륭한 지도자들이 있었기에 우리 국민은 용기를 얻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근·현대사를 보면 우리나라가 엄청난 경제발전으로 선진국이 되어 잘살고 있는데도 국민의 존경을 받는 인물은 너무나 귀하다,

전직 대통령이나 정치인 중에 존경받는 원로가 귀한 것은 정치 일선에서 명예롭게 물러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욕으로 추한 모습을 보이거나, 뇌물 수수로 수사를 받거나, 성폭력에 연루되어 구속되는 등 불명예스러운 일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방에서도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물러나는 분들이 부끄러움 한 점 없이 존경받는 원로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끝까지 명예를 지키면서 존경받는 지도자로 남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이스라엘의 세 번째 왕인 솔로몬의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다윗 왕의 아들인 솔로몬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매우 겸손한 왕이었다. 그는 왕위에 오르면서 억울한 백성이 생기지 않도록 잘 듣고 판결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일천번제를 드리며 여호와께 기도했다. 그 덕분에 그는 지혜와 부귀영화를 전무후무하게 누린 왕이 되었고, 이스라엘은 물론 다른 나라 백성들도 존경하는 왕이 되었다.

그러나 그런 천하의 솔로몬도 이방 여인들을 처첩으로 많이 맞아들이면서 그들에게 휘둘려 우상숭배에 빠지고 여호와를 떠나 명예를 잃었던 적이 있었다. 그는 뒤늦게야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면서 인생의 부귀영화가 다 헛되고 헛되더라는 고백을 전도서에 남기고 백성들을 가르치면서 인생 노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성경은 재물보다 명예를 선택하라고 가르친다.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택할 것이요 은이나 금보다 은총을 더욱 택할 것이니라.”(잠언 22장 1절). 재물보다 명예를 택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새겨들어야 할 말씀이다. “재물을 잃은 것은 조금 잃은 것이요, 건강을 잃은 것은 많이 잃은 것이요, 신용을 잃은 것은 다 잃은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명예는 곧 신용이므로 명예를 잃으면 신용도 잃게 된다는 말이다.

지도자는 등장할 때와 퇴장할 때를 잘 판단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항상 자신의 명예를 지키도록 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진영논리에 빠지지 말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진보, 보수를 떠나 국민에게 존경받는 지도자, 은퇴 후에도 부모가 자녀에게 소개할 수 있는 존경받는 원로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일반인들도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무엇보다 명예를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

유병곤 새울산교회 목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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