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본다 와 안다 / 김종순
[디카+詩]본다 와 안다 / 김종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6.02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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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아도

사라진 게 아니란 걸

알게 되면서

제대로 본다는 말이

안다는 말과 같아졌다.

또렷하게 보이는 앞 빌딩에 비해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 뒤 빌딩의 대비에서 보이지 않아도 건물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제대로 본다는 말이 안다는 말과 같아졌다는 김종순 시인의 디카시 “본다 와 안다”를 감상합니다.

“본다 와 안다는 서로 통하는 게 있어 ‘볼 줄 안다’고 말하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합니다.” 여러 번 읽을수록 철학이 묻어나는 시에서 디카시의 본질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디카시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국어사전에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학 장르로, 언어 예술이라는 기존 시의 범주를 확장하여 영상과 문자를 하나의 텍스트로 결합한 멀티 언어 예술이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디카시에는 본다는 말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보이는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문자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문학이니 말입니다. 김종순 시인도 “사물을 보는 순간 떠오르는 어떤 느낌, 그 느낌을 붙잡기 위해 사진을 찍고 그 느낌이 달아나지 않게 단어 하나를 곱씹는 일 그게 그냥 재미있어요.” 라고 말합니다.

일반 시는 시를 쓰고도 경우에 따라 퇴고 기간이 1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 시 쓰기를 출발한 느낌 그대로의 시가 완성되기 힘든 경우도 많이 생기지요. 디카시는 감흥이 날아가기 전에 생생한 느낌을 바로 써서 여러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디카시를 좋아하고 즐겨 쓰는 분들은 스치는 일상에서 숨겨진 매력적인 부분을 찾아 사진을 찍고 시를 쓰는 디카시의 강한 중독성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김종순 시인의 디카시 “본다 와 안다”를 감상하며 여러분도 디카시에 도전해 보세요.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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