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면 더 좋다
불황이면 더 좋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6.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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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다소 어둡다. 정치권은 당파간의 소모전적인 싸움으로 정작 시급한 경제관련 사안은 뒷전으로 남겨놓고 있어 경제인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고 나날이 꼬여만 가는 남북문제도 그렇다. 이런 저런 반가운 소식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인 분위기는 다소 무거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게다가 살아있는 모든 경제현상이 투영되고 있는 금융시장도 많이 늘어져 있다. 특히 주식시장의 경우는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나라들보다 못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의 금융위기 이후 세간이 많이 어려워 졌다. 이는 비단 우리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도 그렇고 중국, 인도를 위시한 이머징 마켓이 대부분 그러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제조업 부분에서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우리의 절대적인 경제규모에 비해 세계를 지배하는 경쟁력을 가진 기업과 제품이 많다.

6월 들어 수출 감소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한다. 6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13.3% 감소했다고 한다. 지난 5월 수출 감소율인 -28.5%에 비해 감소 폭이 크게 둔화된 수치이다. 이것이 추세 반전의 흐름일 경우 3분기 수출 전망은 우리의 예상보다 굉장히 호전된 수치를 보여줄 가능성이 꽤 크다.

작년의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시장이 경기 침체로 전염이 될 때 수출주도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경제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심각하게 제기되곤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오면서 역샌드위치 효과를 보이면서 우려보다 빠른 속도로 수출이 회복되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두고 단순히 환율 덕분이었다고도 하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인 이유는 우리기업의 강해진 내성과 우리기업이 만들어 낸 제품의 경쟁력 덕분 이라 판단된다.

우리의 경제규모에 비해서 세계에서 절대적인 우세의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기업과 제품들이 무척 많다. 작년 말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상품의 숫자는 무려 127개에 달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 몇 개만 들자면 다음과 같다. 반도체와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는 세계시장에서 40-5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플래시 메모리(53.7%), D램 반도체(49.1%), CD롬 드라이버(42%), 해수담수설비( 43%), 범용상선(65%), LNG운반선(80.5%) 등이 세계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세계 어디를 둘러 보아도 한국처럼 작은 나라에서 이처럼 많은 제품과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주도적으로 선도하는 경우는 없다. 필자 생각에는 이러한 현상은 정말로 경이적인 일이다고 생각한다. 작지만 대단한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는 이처럼 대단한 나라에 살고 있고 위대한 나라의 국민들이다.

우리 스스로의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일본 토요타 자동차의 ‘조 후지오’ 회장이 남긴 유명한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호황이면 좋고, 불황이면 더욱 좋다.”고 했다.

호황일 때는 서로가 다들 좋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을 늘이기 어렵지만 불황일 때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쟁자를 시장에서 도태시켜 주기 때문에 더욱 좋다는 말이다. 우리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생각하면 지금이 우리에게는 더없는 절호의 찬스가 아닐까 싶다.

/ 김기석 대우증권 울산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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