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 않은 홍수와 가뭄, 미리 대비합시다
반갑지 않은 홍수와 가뭄, 미리 대비합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5.16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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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뚜렷한 사계절이 매력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들 봄에는 봄꽃놀이, 여름에는 피서, 가을에는 단풍놀이를 가고, 겨울에는 새하얀 눈을 즐기며 추억도 남겼을 것이다.

하지만, 남구와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부서에 온 뒤로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자연재해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 특히 여름을 앞두고 모든 관심은 ‘비’에 집중된다. 비가 오지 않는 가뭄도 문제지만 비가 너무 많이 내려 홍수가 져도 큰일이기 때문이다. 역사서에도 관련 기록들이 수두록하다.

대표적인 게 ‘경신 대기근’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현종 11년 경술년(1670)과 12년 신해년(1671)에 1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기록이 있다. 가뭄과 홍수 등 각종 기상이변과 병충해로 극심한 흉년이 닥치고 전염병까지 번져 수도 한양은 물론 전국에서 아사자와 병사자가 이듬해까지 수없이 발생하자 나라는 마비될 정도로 위기 상황이었다. ‘임진왜란보다 더하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자연은 조선 백성들에게 혹독한 시련을 안겨주었다.

가뭄은 현대사회에서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자연재해의 하나다. 가뭄이 계속되면 지하수와 먹는 물이 줄어들고,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줄 뿐 아니라 가축과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2007년 호주는 최악의 가뭄으로 밀 농사 등 농작물 수확량이 줄어들었고, 상황은 농부들이 나흘에 한 명꼴로 자살할 정도로 심각했다.

특히 가뭄 피해는 호주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가뭄 때문에 호주의 밀 생산량은 약 43%나 줄었고, 덩달아 세계 밀 시장의 유통량도 30~60%까지 줄어들었다. 밀 생산량이 줄다 보니 전 세계 밀 가격이 올라 그해 우리나라도 밀가루와 라면, 과자 등 밀을 원료로 하는 음식 가격도 크게 올랐다. 또 가뭄이 길어지면 나무가 메말라 산불이 나기 쉽고, 마른 나무에 붙은 불이 번지면 끄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 가뭄이 산불 재해까지 몰고 오기도 하는 것이다.

호주 정부는 물을 아끼기 위해 물을 관리하는 ‘물 경찰’ 제도를 도입했다. 물 경찰 140여 명은 매일 순찰차 90여 대에 나눠 타고 물을 낭비하는 가정이나 건물이 있으면 즉시 들어가 수압을 낮추어 버리곤 했다.

홍수도 인명과 재산,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연재해의 하나로, 한동안 복구가 힘들 만큼 무시무시한 피해를 준다. 우리나라는 주로 여름철 장마전선이 지나갈 때 홍수가 발생하는데 특히 7~9월 초 영향을 주는 태풍, 남동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 때문에 내리는 장대비 등이 홍수의 주요 원인이다. 그런가 하면 봄철 기온이 올라 겨우내 쌓여 있던 눈이 녹으며 생기는 홍수, 온도가 높고 습기가 많은 기후가 산맥에 부딪히면서 생기는 집중호우, 산사태 때문에 하천이 막혀 생기는 홍수도 있다. 홍수에 대비하려면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 나무가 땅을 뒤덮고 있으면 빗방울이 땅을 내리치는 힘이 약해지고, 약해진 은 빠르게 흡수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2008년 6월 갑작스러운 폭우로 미국 아이오와주의 시더 강이 넘쳐 근처에 살던 4천여 가구가 대피했다. 도심 거리는 물바다로 변해 자동차가 수없이 물에 잠겼고, 도로와 철로가 무너지고 20여 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극심했다. 미국 최대 옥수수 생산지인 아이오와는 홍수 때문에 옥수수 수확량이 줄어들어 가축을 키우는 농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료 가격이 오르고 고기, 우유, 치즈 등 낙농 제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보니 연쇄적인 경제 피해가 발생했다.

오늘날은 과학기술이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재해 앞에서 너무나 나약하고 초라하다. 그렇기에 우리 남구는 가뭄 예방 T/F팀 선제적으로 구성해 배수장 사전점검, 매뉴얼 재정비, 내실 있는 자율방재단 활동을 통해 관내 구석구석을 꼼꼼하고 빈틈없이 살펴볼 계획이다.

기후 문제는 아직 인간 능력 밖의 문제다. 곧 다가올 여름, 위대한 자연 앞에서 항상 겸손한 자세로 가뭄과 홍수에 미리 대처해 나가는 것만이 ‘선제대응 안전남구’를 만드는 최선의 대비책이라 생각한다. 주민 여러분께서도 여름을 앞두고 집과 일터 주변을 살피며 재해위험요소는 없는지 스스로 살펴보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김석용 울산 남구 복구지원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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