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방선거 흥행 ‘빨간불’
울산 지방선거 흥행 ‘빨간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2.05.1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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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됐지만, 울산 선거판은 아직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초전인 울산 여야의 공천 작업은 유권자들의 감동을 살 만한 이벤트 없이 잡음만 난무했다.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로 개혁 공천을 천명했지만 상당수는 참신함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 후보로 낙점됐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누구를 꽂아도 쉽게 승리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는 지적도 있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잇따랐다. 공천 탈락에 대해 성토하는 항의시위도 벌어졌다. 일부 기초지자체에서는 현역 국회의원의 후보 줄세우기와 지역 안배 없는 공천에 항의해 “우리 땅을 밟지 말라”는 현수막까지 내걸렸다.

정당 역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도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국민의힘으로선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후보들이 예상보다 적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천과정에서의 흥행은 실패했다.

중량감 있는 도전자들은 배제한 채 현역 단체장이 대부분 단수공천을 받으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결국 4년간 인지도를 높인 현역 구청장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후보들이 개인 역량으로 국민의힘 후보와 맞설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민주당의 무기력증은 공천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국민의힘의 높은 지지율과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 4년 전보다 출마자가 급감하면서 일부 지역구에는 후보자 찾기에도 급급한 실정이었다.

재미없게 진행되는 선거지만, 민주당 현역 단체장과 시·군·구 후보 중에 과연 몇 명이 생존할지가 그래도 이번 지방선거의 흥행 요소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실제 후보 등록일 전 울산mbc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벌써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울산시장은 물론 5개 기초단체장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큰 폭으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보다 앞서는 것으로 보도됐다. 일부 기초단체장의 경우 양당 후보간 지지도가 30% 이상 차이가 났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울산 지방선거를 공약 대결 구도로 선거판을 몰고 가기도 쉽지 않다.

앞서가는 국민의힘 후보들로서는 법정 TV토론회 외에 민주당 후보들과 굳이 토론회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이 ‘깜깜이선거’라며 토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질 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인물과 정책으로 후보자를 평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방선거는 정당을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지역 발전을 이끌 참일꾼을 뽑는 선거이다. 정치인을 뽑는 것이 아니라 유능한 행정인과 지방의원을 선택하는 선거다. 우리의 선택은 그냥 선택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누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당신과 지역의 미래가 달라진다. 그 선택의 결과는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지역공동체의 미래를 규정하기도 한다. 미래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빨간불’이 켜진 지방선거 흥행 신호등을 ‘파란색’으로 켜는 것은 유권자들의 노력이다.

정재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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